세월호 침몰 사고 9일째인 24일 실종자 가족들이 더딘 수색작업을 항의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지난 20일 늑장구조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청와대를 향한 도보행진에 나선 이래 두 번째다.
이날 정오께 팽목항 상황실에 모인 실종자 가족들은 긴급회의를 열고 "조금(조석간만의 차가 가장 적은 때) 마지막 날(이날) 실종자 수색을 위한 기회임에도 수색작업이 늦어지고 있다"며 진도군청에 설치된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로의 항의방문을 결정했다.
실종자 가족 대표 등은 오후 12시40분께 24인용 미니버스를 타고 진도군청으로 향했으며 20여분 뒤 청사건물 앞에 도착했다. 아울러 진도 실내체육관에 머물고 있던 실종자 가족도 버스편으로 항의방문 대열에 합류했다.
실종자 가족 40여명은 곧바로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상황실이 위치한 진도군청사 2층으로 향해 사고대책본부장인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의 면담을 가졌다.
이들은 현장 상황을 지휘하고 있는 이 장관과 각 부처 실무진에 수색을 독려하는 한편 그 동안의 수색·구조 진행사항에 대해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상황설명을 신속히 해 달라", "무엇을 투입했다고만 말하지 말고 결과를 보여줬으면 한다", "한 순간이라도 빨리 구조해 달라"는 등의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은 1시간10여 분 간의 면담을 마친 뒤 팽목항과 실내체육관으로 되돌아 갔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5시 팽목항 가족지원실에서 앞으로 진행될 수색·구조 계획 등을 설명키로 했다.
실종자 가족 보다 먼저 군청에 도착한 경찰은 진도군청사 현관으로 통하는 스크린도어를 비롯한 3곳의 유리문을 잠그는 등 청사 1층 정문(현관)으로의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군청을 찾은 가족들이 별도의 대표단을 구성해 장관 면담을 추진할 경우 현관문이 아닌 옆문(민원봉사실)으로, 면담에 이들 모두 참석할 경우 좀더 넓은 공간에서의 만남을 추진한다는 복안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출입문 통제 사실을 모르던 실종자 가족들의 발걸음은 곧장 청사 1층 현관으로 향했으며, 이들은 경찰이 닫아 둔 현관문 앞에 멈춰서야 했다.
잠시 뒤 내부에 있던 누군가 시정돼 있던 1곳의 문을 개방했다. 가족들과 뒤를 따르던 취재진, 정부 관계자, 경찰 등이 열린 문을 통해 동시에 청사로 진입하면서 안전사고의 위험이 초래되기도 했다.
한편 실종자 가족들은 '청와대를 찾아 박근혜 대통령에게 세월호 실종자 구조지연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며 지난 20일 이른 새벽 도보로 진도대교 앞까지 행진에 나서기도 했으나 국무총리와의 면담을 약속받고 실내체육관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