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 구조 작업을 돕기 위해 나선 민감잠수사들이 22일 오후부터 철수하기 시작한 가운데 민간잠수사와 해경 측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UDT동지회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경의 원활하지 못한 업무처리로 잠수사들이 물에 한 번도 들어가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사고 첫날부터 잠수사들이 팽목항에 집결하기 시작해 다음 날인 17일에는 잠수 장비를 실은 민간 바지선 4척도 동원했지만 해경의 거부로 작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계속되는 '사고해역 진입 허가 요청'에도 해경은 '기다려달라 연락주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시간을 끌었다"며 "20일 오전까지 답이 없어 항의했지만 또 묵살돼 철수했다"고 했다.
동지회는 "현역으로 활동하는 군·경 구조요원들은 UDT동지회의 후배들이다. 이번에 참여한 회원 모두 UDT 출신이며 80%는 수중공사와 잠수 관련 일을 하는 베테랑"이라며 "첫날부터 현장에 투입됐다면 진로를 개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경이 안일하고 관료적인 자세로 우리의 요청을 묵살하는 바람에 어린 생명을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같은날 오전 진도군청에서 브리핑을 연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많은 민간 잠수부들이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며 "생업을 제쳐놓고 달려온 분들의 열정을 감안해 그동안 구체적인 사실을 언급하지는 못했지만 민간 잠수사 참여를 제한한 것은 송구하지만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을 찾으면 기존 작업을 중단하고 이들에게 입수 기회를 줬으나 대부분 10분도 안 돼 물 밖으로 나왔다"며 "현재까지 자원봉사자들의 구조 실적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자원봉사자들의 뜻과 달리 절박한 작업 현실을 고려할 때 불가피하게 이들의 참여를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고명석 사고대책본부 대변인은 "구조현장에 UDT와 SSU, 특전사 등 700여명의 정예 잠수요원들이 구조작업에 임하고 있다"며 "자원봉사자들의 경우 총 34개 단체 343명이 현장에 방문했으며 이중 16명이 실제로 입수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민 TV라디오는 해경이 민간 잠수사들의 실력을 믿기 어렵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그들은 해경이나 해군 소속으로 작업하는 잠수사들의 선배로 상당수가 아는 사이였다고 보도했다.
또 이 매체는'정부가 마치 민관군을 유기적으로 모아서 대대적으로 작업에 투입시키는 것처럼 매일 홍보하고 있다'라는 일각에 지적에 대해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문제는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라는 민간 업체에 소속된 잠수사들은 현재 그나마 투입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민간 잠수사들의 불만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대영 한국수중환경협회 회장과 해경과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황 회장은"민간 잠수사들이 접근이 안되는 이유가 결국 개인회사 돈 벌어 먹기 위한 것이 아니냐"고 따졌으며 해경 측은 "계약된 업체이고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