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당시 첫 신고를 했던 단원고 학생이 결국 숨진 채로 발견되면서 해경과 선원들의 행태에 대한 비난이 거듭 쏟아지고 있다.
긴박했던 상황을 처음 알린 신고자는 선원이 아닌 학생인데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 첫 구조선에는 승객을 대피시켜야 할 선원들이 탔고 첫 신고 학생은 숨진 채로 발견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더구나 해경은 신고 당시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는 어린 학생에게 ""경도 위도가 어디냐"고 물어 보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연출한데다 현장 도착 때에도 승객들에 앞서 선원을 구출하는 우를 범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24일 전남소방긴급구조본부와 해경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당시 119에 처음으로 신고한 A(17)군이 사고 8일만인 지난 23일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A군은 사고 당일 오전 오전 8시52분32초께 전남소방본부 119에 신고해 "살려주세요. 배가 침몰하고 있어요"라고 신고했다.
이후 소방본부는 3자 통화로 목포해경에 인계했고 8시58분 해경 경비정 123함이 출동했다.
그나마 승객 174명의 소중한 목숨이라도 건질 수 있었던 해경의 구조작업이 선원이 아닌 학생의 신고로 이뤄진 것이다.
당초 해경 구조선은 세월호와 교신한 제주관제센터의 연락을 받고 출동한 것처럼 알려졌으나 사실은 A군의 신고로 이뤄진 게 뒤늦게 확인됐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그토록 살리고자 했던 배의 선미에서 숨진 채로 발견 돼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A군의 신고 이후 보여준 해경과 선원들의 행태는 그의 죽음과 맞물려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목포해경은 전남소방본부와 신고자 사이에 가진 3자 통화에서 "경도 위도가 어디냐, 배가 침몰한다는데 위치가 어디냐"는 등 황당한 질문으로 4분여의 시간을 허비했다.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는 학생을 안심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상황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선원들도 마찬가지다. 학생의 신고로 해경이 긴박하게 출동할 당시 그들은 선교(브리지)에 모여 우왕좌왕했다.
"구조선이 언제 오느냐" 여부만 해경 측에 물어보던 선원들은 그들만 아는 통로로 탈출했다. 승객들에게는 "객실에 대기하라"고 한 뒤였다.
이어 학생의 신고를 받고 처음 출동한 해경 경비정에 승선해 구조됐다.
현장에 도착한 해경도 승객과 배를 구할 의무가 있는 선원에 앞서 승객들을 구했어야 하는데도 이를 소홀히 했다.
첫 신고는 학생이 하고 그 신고로 출동한 구조선에는 선원들이 타고, 신고 학생은 배와 함께 유명을 달리하는 참담한 상황이 국민들을 더욱 슬프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