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8일째인 23일 실종자의 생환을 기다리는 가족들의 염원은 줄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수습과정에서 혼선과 불통은 이날도 지속됐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전남 진도 팽목항 가족대책본부. 해경이 오전 구조작업때 수습한 시신들의 인상착의를 발표하자 한 실종자 어머니가 비명을 터트렸다. 인상착의가 수학여행을 떠난 자녀의 그것과 비슷했던 모양이었다.

시신이 입항하는 행정선부두쪽으로 걸음을 옮기던 학부모는 감정이 폭발한 듯 친지의 품에 안겨 오열했다. "정신차려야돼"라며 친지는 가족의 등을 토닥였다.

다시금 지친 몸을 이끌던 학부모는 선착장 앞에 주저앉아 자녀의 이름을 불렀다. 담담한 모습을 보이던 남편도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사망자 현황판 칸이 빠르게 채워지면서 상황실에는 현황판 1개가 추가로 설치됐다. 해경은 시신이 추가로 수습될 것에 대비해 이미 신원이 파악된 실종자들의 명단은 현황판에서 지우는 방안을 가족과 논의할 계획이다.

가족들은 민관 합동 구조단이 이날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몰려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선미 객실 수색에 돌입함에 따라 현황판 근처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는 꼭 살아돌아올 것"이라며 애타는 모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언론에 대한 불신은 이날도 여전했다. 일부 실종자 가족은 자녀의 증명사진이 담긴 명찰을 품안에 감췄다. 자녀의 학급과 이름을 확인한 일부 언론이 실종자 가족들에게 전화 인터뷰를 시도하자 이를 피하기 위해서다.

구조작업에선 정부와 민간간 불협화음도 이어졌다.

세월호 침몰사고 수습의 한축을 담당해온 민간 다이버들은 "실종자들을 구조하기 위한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했지만 정부가 모두 묵살했다. 16일부터 현장을 지켰지만 정부가 지정한 특정 민간업체를 제외하곤 민간 다이버들은 물속에 들어갈 기회도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황대영 한국수중환경협회 중앙회장에 따르면 구조에 참여한 10개 민간 다이버단체들은 연합회를 구성하고 비협조가 이어질 경우 철수하기로 총의를 모았다. 현재 민간 다이버는 평소 10분의 1 수준인 20여명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실종자 가족 대표단은 이날 실종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고 시신이 2차례나 바뀐 사례가 발견됐다며 부모들이 실종자와의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DNA를 반드시 채취해 혼란을 피해야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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