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해양경찰청이 '세월호' 조난 사실을 최초로 신고한 학생에게 위도와 경도를 물어보며 금쪽같은 시간 일부를 허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목포해경과 전남소방본부, 최초 신고자가 지난 16일 오전 나눈 3자 통화 녹취록 등에 따르면 해경은 "배가 침몰하는 것 같다"며 다급히 구조를 요청한 학생에게 "배의 위치, 경도(경도와 위도)를 말해 주세요"라고 물었다.
이에 학생이 당황한 듯 "네?"라고 답했으나 해경은 또 다시 "지금 침몰 중이라는데 배 위치를 말해 주세요. 배 위치, 지금 배가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재차 질문했다.
신고자가 "위치는 잘 모르겠어요. 지금 이곳은..."이라고 말을 더듬자 다시 해경은 "위치 모르신다고요? 거기 GPS 경위도 안 나오나요. 경도와 위도"라고 계속해서 캐물었다. 이내 학생이 "여기 섬이 보이기는 하는데"라고 말하자, 해경은 그제서야 출항지, 배 이름, 배 종류, 위기 상황 등을 물었다.
'배가 침몰한다'는 내용을 최초로 신고한 건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으로, 이 학생은 오전 8시52분께 119에 사고 사실을 신고했고, 119 측은 해상 조난인 점을 알고 서둘러 목포해경과의 3자 통화를 연결했다.
이 과정에서 119는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을 통해 신고지점이 진도군 조도면 서거차도 인근 해역이라는 사실을 해경에 알려줬으나 해경은 신고자인 학생을 붙들고 위도와 경도만 물었다.
통화가 종료된 시간은 8시56분. 위도 경도를 묻느라 초기 구조에 사용할 수도 있었을 일부 시간을 허비한 꼴이 됐다.
해경 관계자는 "경비정을 정확한 지점으로 출동시키기 위해 위도와 경도를 물었던 것"이라며 "신고자가 선원인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