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에서 숨진 채 발견된 故 정차웅·권오천·임경빈 학생 등 3명의 시신이 안치된 고려대안산병원 장례식장으로 친구들이 도착하고 있다.   ©뉴시스

30년 넘게 윤리과목을 가르치면서 정직한 삶을 강조했던 단원고 강모(52) 교감이 제자들과 먼저 간 제자들 곁으로 갔다.

21일 오전, 안산 제일 장례식장에서는 강 교감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침몰 여객선에서 목숨을 건졌지만 실종된 제자들에 대해 무한책임을 느꼈던 강 교감은 사고 3일째인 지난 18일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진도 실내체육관 인근 야산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노모는 흐느꼈고 부인과 세 자녀도 가장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발인을 마친 운구행렬은 고인이 평생 몸 담았던 학교를 먼저 들른뒤 안산 고잔동 자택으로 향했다. 수원연화장에서 화장한 유해는 고인의 뜻을 기려 아직도 제자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을 진도 앞 바다 사고 현장에 뿌리기로 했다.

이날 발인을 같이 치른 단원고 학생들의 운구도 강 교감의 뒤를 따랐다. 사고 해역에서 숨진채 발견된 故 김모(17)양, 故 이모(17)군, 故 이모(17)양의 발인이 이날 오전 안산산재병원 장례식장과 ,한사랑병원 장례문화센터, 사랑의 병원 장례식장에서 잇따라 엄수됐다. 이후 학생들의 운구행렬은 단원고에서 마지막 등교를 마쳤다.

故 김양의 어머니는 마지막까지 신원확인이 안된 딸의 사망소식을 듣고 쓰러졌지만 이날은 담담하게 딸을 배웅할 뿐이었다.

故 이군의 아버지는 아들의 추모 예배에서 "제발 우리 아들 하늘에서 잘 보살펴주세요"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이군의 친구는 편지에서 "12년동안 많이 싸우고 재미있는 일도 많았지. 함께한 시간이 얼마나 행복했던 것인지 이제 알았어...부디 좋은 곳으로 가길 빌게"라고 해 주위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한편, 이날 수습된 단원고 학생들의 시신 15구가 목포에서 안산으로 안치되면서 밤새 통곡이 이어졌다. 앞서 교사 3명과 학생 2명이 머물다간 제일병원장례식장에는 이모(18)군의 시신이 빈 자리를 채우기도 했다. 안산시는 안산지역 장례식장이 포화 직전임을 감안, 시흥시 등 인근 경기남부 7개 시군 장례식장에 추가 빈소를 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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