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닷새째인 20일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대책본부)는 선체를 인양하거나 구멍을 뚫는 등의 구조작업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선체 인양과 파공 등 실종자 가족 대표의 요청으로 일반인들이 제안한 다양한 구조 방법이 자칫 생존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선체 내에 진입할 수 있는 경로가 개척돼 이전 보다 수색작업이 수월해진 만큼 현재의 잠수 진입방식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세월호 선체에 가이드라인(생명줄)이 5개까지 설치돼 있어 동시다발적인 구조 작업이 가능하다는 게 대책본부의 설명이다.
고명석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은 이날 진도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현재 선내로 진입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생명줄)을 여러 개 개척했다"며 "선체 중앙부 옆 부분과 선수 부분 등에 가이드라인 5개를 만들어 잠수요원들을 동시 다발적으로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책위는 선체 내 구조작업이 수월해진 만큼 563명의 잠수요원들을 대거 투입해 집중수색하겠다는 방침이다. 전국의 민간 자원봉사 잠수사들은 위험을 감안해 심사를 거친 뒤 구조활동에 투입할 계획이다.
성급한 선체 인양이나 절단 후 진입 등은 되레 생존자들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만약 생존자들이 선체 내부 '에어포켓(선체에 남아 있는 공기층)'에 살아 있다면 인양이나 파공 등의 작업으로 선체가 흔들리면서 자칫 에어포켓으로 바닷물이 밀려들어 생존자들의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5월 나이지리아 선박 '제이슨 4호' 침몰사고 당시 탑승자였던 나이지리아인 해리슨 오케네(29)씨가 배 안에 갇혔다고 3일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당시 선박 안에 형성된 에어포켓에 있다가 살아남았다.
한편 김수현 서해해경청장은 지난 17일 실종자 가족들에게 "승객 전원의 생사가 확인될 때까지 인양 작업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