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로 102년 전의 타이타닉 사고가 주목받는 가운데 여성과 아이 생존율을 높인 선장의 리더십이 조명받고 있다.
한국 언론은 물론 미국의 뉴욕 타임스도 19일(현지시간) 세월호의 이준석 선장이 승객들을 버리고 가장 먼저 탈출해 자랑스런 선박 운항 관리 전통을 더럽혔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당일은 사실상 타이타닉호 참사 102주년이다. 1912년 4월11일 승객 2200명을 태우고 항해를 시작한 지 4일 만에 타이타닉호가 침몰했다. 당시 탑승객 1514명이 숨졌고, 410명이 생존한 가운데 여성은 75%, 아이는 50%의 생존율을 보인 반면 남성의 생존율은 17%에 불과했다.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이 승객을 제쳐두고 탈출에 앞장서는 것이 상식 밖의 일로 질타를 받은 가운데 영국 기사도의 정신, 즉 '어린이들과 여성들의 목숨을 우선적으로 구해야 한다'는 전통은 다수 해상사고 시 지켜지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 경제학 교수인 미카엘 엘린더와 오스카 에릭손은 타이타닉처럼 배가 침몰할 때 선장과 승무원, 승객의 생존율을 비교한 연구 결과, 지난 1852년부터 2011년까지 세계 30개국에서 일어난 해상 사고를 분석한 조사에서 사고 시 가장 생존률이 높은 사람들은 다름아닌 선장과 승무원으로 드러났고, '여성과 어린이 먼저'라는 기사도 대신 '모든 사람이 자신만 생각'하는 패턴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탑승자 약 1만5000명 중 승무원은 대략 60%, 선장은 40%, 남성 승객은 37%, 여성 승객은 27%, 어린이 승객은 15%가 침몰 사고 시 살아남았다.
연구진은 타이타닉 사고시 여성 생존자가 많은 것은 선장의 책임감 있는 리더십 때문으로 분석했다.
당시 타이타닉호 선장이었던 에드워드 존 스미스는 승객 중에서 어린이, 여자, 남자 순으로 탈출토록 했고, 총으로 공포를 쏘면서 이성을 잃은 사람들이 질서를 유지하도록 하게 했으며, 배와 운명을 함께 하는 직업의식과 책임감을 보였다.
그의 업적을 기리고자 그의 고향인 영국 리치필드에서는 배와 운명을 함께한 스미스 선장의 동상을 세우고 동판에 "영국인답게 행동하라(Be British)"는 그의 마지막 말을 새겼다.
반면 세월호 이 선장과 같은 행동을 보인 좌초 호화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선장 프란체스코 스케티노는 배에 남은 승객 300여 명을 버리고 도망친 직무유기죄를 적용받아 승객 1인당 약 8년형씩 도합 2697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돼 있다.
지난 2012년 1월 이탈리아 해안에서 호화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는 승객 4229명을 태우고 가다 암초에 부딪혀 승객 3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