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기독교 종합대학교인 미국 리버티대학교가 동성애자 안무가를 고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리버티대는 최근 무대예술학과 부설극단인 '얼루비언 스테이지 컴퍼니(Alluvian Stage Company)'가 고용한 객원 단원 가운데 뉴욕 출신의 동성애자 안무가인 제프리 골드버그가 포함되어 있음이 알려지면서 보수 기독교인들의 강력한 반발을 빚고 있다.
골드버그는 공개적인 동성애자로, 그동안 동성애를 다룬 작품들을 작업해 왔으며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동성애를 옹호하는 글과 사진을 꾸준히 올리고 동성결혼 단체를 지지하는 등의 활동을 해 왔다.
이러한 사실에 미국 보수 기독교인들은 복음주의 기독교 정신에 기반해 세워진 대학교가 동성애자를 직원으로 고용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리버티대학교측은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리버티대는 지난 수십년간 우리의 교리적 사명문에 동의하는 직원들을 고용해 왔다"며, "문제가 되고 있는 안무가는 학교가 고용한 것이 아니며 외부 계약직이기에 우리가 고용한 사람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학측은 또 "리버티대는 학교에서 상품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우리의 교리적 사명문에 동의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요컨대, 골드버그는 리버티대와 직접 계약을 맺지는 않았기에 이 대학 직원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수 기독교인들은 이러한 입장 발표에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라고 더욱 비판을 가하고 있다. 보수 기독교인 블로거인 벤자민 코리는 "결국 리버티대는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이며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사람을 고용해 놓고 모르겠다며 어깨를 으쓱하는 것이다"며, "그들은 자신들의 기독교 학교로서의 사명에 기반을 두고서가 아니라 골드버그의 재능에 기반에서 그를 고용했고 이러한 결정은 앞으로 월드비전이나 다른 기독교 기반의 단체들에게까지 앞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버그는 대학 극단이 무대에 올릴 예정인 '메리 포핀스(Mary Poppins)'의 안무를 맡기 위해 고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극단 디렉터인 린다 넬 쿠퍼는 크리스천 뉴스 네트워크(Christian News Network)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다른 모든 사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골드버그의 전문성 때문에 그를 고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보수 기독교인들 일부는 골드버그의 고용이 이 학교 학생들로 하여금 동성애에 대해 보다 옹호적인 시각을 갖도록 할 수도 있다고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측의 결정을 옹호하는 이들은 '메리 포핀스'는 기독교 관련 내용의 작품이 아니라는 점과, 학교측이 설명했듯 골드버그가 중계업체와 계약을 맺었을 뿐 정식으로 이 학교 직원은 아니라는 점 등을 들면서 보수 기독교인들의 반응을 오히려 과도한 것으로 비판하고 있기도 하다. 에릭 맥코이란 이름의 한 학생은 "기독교인이라고 무조건 동성애자를 피하기만 하는 것이 하나님을 영광되게 하는 길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리버티대학교는 미국 보수 복음주의 운동의 거장인 제리 팔웰(Jerry Falwell) 목사가 1971년 설립했으며, 12,600여 명의 캠퍼스 학생과 90,000명 이상의 온라인 학생이 등록되어 있다. 미국에서는 물론 세계에서도 기독교 종합대학으로서는 최대 규모다.
학교 부설극단인 '얼루비언 스테이지 컴퍼니' 역시 "건전한 가족적 분위기의 최상의 연극적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사회를 풍요롭게 한다"는 사명 위에 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