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하나님!

이 아침, 십자가에 나타난 인간의 무서운 죄악을 직시합니다. 그것은 바로 내 속에서 울어나는 잔인함이며 포악함입니다. 오늘도 저는 이런 무서운 죄악이 넘쳐나고 있는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십자가가 세워진 골고다 언덕 주변을 멋모른 채 걷고 있습니다. 웃음을 띠고 유혹하는 자들의 소리에 넘어가지 말게 하옵소서. 가슴을 치면서 하나님의 긍휼의 역사가 이 땅에 나타나기를 소원합니다. 비난과 폭력 앞에서도 굴하지 않게 하옵소서.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굳게 잡고 끝까지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게 하옵소서. 진리와 생명의 파수꾼이 되어 이 땅에 생명의 역사가 이루어질 날을 고대합니다.

수난주간 아침입니다. 십자가를 통하여 악의 모든 세력을 꺾으시고 승리하시므로 우리 인간의 죄가 대속되었습니다. 구원의 은총이 이루어졌습니다. 십자가의 의미를 되새깁니다. 한없이 자애로우신 주님을 십자가에 다는 일과 같은, 말도 안 되는 범죄 앞에, 하나님께선 절규하지 못하시고, 행동하지 못하시고, 구하러 오시지도 못하신, 그 날의 미스테리를 생각합니다. 얼마나 슬프셨으면 침묵하셨을까? 저도 깊은 슬픔을 만날 때 할 말을 잃게 됩니다. 하나님의 슬픔이 가슴 저리게 다가옵니다. 오늘도 보이는 인간의 뻔뻔함과 무자비함이 하나님을 얼마나 슬프게 만들고 있을까?

침묵하신 하나님은 긍휼의 하나님이셨습니다. 엄청난 인간의 죄악을 보시면서 오히려 그 죄악까지도 감싸 안으시는 하나님! 마침내 생명의 역사를 일구어내시려는 긍휼의 침묵에 무릎을 꿇습니다. 하나님께서 진노하시면 누가 구원을 받겠습니까? "그가 찔린 것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고, 그가 상처를 받은 것은 우리의 악함 때문이다.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써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매를 맞음으로써 우리의 병이 나았다(사 53:5)." 인간의 포악한 죄악이 비수가 되어 하나님의 가슴을 찌르지만, 그것을 참으시면서 그의 긍휼로 그 죄악을 포용하고 거기에 새로운 생명이 돋아나게 하셨습니다. "아무 흠도 없고 거룩 거룩 하신 주 하나님 어린 양이 죽임을 당했네." 호산나! 새로운 생명의 잉태를 위해 스스로 고난을 감당하신 사랑을 찬양합니다.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229장)

■ 연요한 목사

현재 숭실대학교 교목이자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사회복지학과를 나와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과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그리고 San Francisco Theological Seminary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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