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의 총선이 현지시간으로 7일 시작됐다. 8억의 유권자가 하원의원 543명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를 위해 전국 93만개 투표소와 전자투표기 170만대가 동원됐다. 인도정부는 이번 선거에 1천1백만명의 공무원을 동원하고 6억45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했다. 또한, 투표관리 인원과 투표기기 공수를 위해 비행기부터 낙타와 노새까지 모든 종류의 운송수단을 동원했다. 유권자는 거주지로부터 2㎞ 안에서 투표해야 한다는 인도 헌법 규정에 따른 만큼 규모가 거대하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북동부의 아삼州와 트리푸라州의 투표를 시작으로 오는 5월 12일까지 9단계에 걸쳐 선거를 치러 5월16일 투표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는 총선에서 과반인 272석을 얻는 정당이 정부를 구성하겠지만, 과반의석 확보 정당이 나타나지 않으면 연립정부를 구성한다. 인도 총선은 현 집권당인 국민회의당(NCP)과 제1야당인 인도국민당(BJP), 아마드미당(AAP·보통사람당)이 2강 1중 구도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대 관심은 인도 집권 국민회의당(NCP)이 상승세인 제1야당인 인도국민당(BJP)를 이기는지 여부이다. 여기에 반부패 신당 보통사람당(AAP)이 지난 지방선거를 계기로 제 3당으로 도약하면서 선거결과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다.
총선 직전 실시된 인도 뉴스채널 CNN-IBN의 여론조사에서 인도국민당이 주도하는 정당 연합체 국민민주연합(NDA)은 38%의 지지를 얻었다. 집권여당 국민회의당이 이끄는 정당 연합체 통일진보연합(UPA)은 28%의 지지를 얻었다. 의석 수로 따지면 국민민주연합은 234~246석, 통일진보연합은 111~123석이 예상된다.
현재 구도를 보면 집권당에 불리하다. 인도 유권자들은 최근 발생한 각종 부패 스캔들, 10%가 넘는 물가상승률, 생필품인 양파값 폭등 등으로 변화를 원하고 있다. 때문에 현 총리인 만모한 싱 총리는 사임의사를 밝혔으며, 집권당은 총리후보로 여당 부총재이자 정치명문가 출신 라훌 간디를 내세우며 유세 중이다.
하지만 간디의 소극적 태도를 보고 그의 집권 의지를 의심하는 이들이 많다. 이 때문에 3대에 걸쳐 총리를 지낸 정치 명문가 네루-간디 가문의 명운을 이 선거에 걸려있다. 자와할랄 네루에서 시작해 딸 인디라 간디, 외손자 라지브 간디까지 네루-간디 가문은 67년 동안 집권했다. 라지브 간디의 아들이자 국민회의당 부총재인 라훌 간디는 올해 어머니 소니아 간디의 총재직을 물려받을 예정이다.
국민회의당은 선거 공약으로 재집권하면 포괄적 경제성장을 약속했으며 노인과 장애인 연금 등을 대상으로 한 많은 복지 정책도 함께 내세웠다.
제1 야당인 인도인민당(BJP)은 이번 총선에서 집권이 유력하다. 나렌드라 모디 구자라트 주 총리가 대표이며 힌두민족주의를 내세운 우파 정당이며 여론 조사에서 1등을 달리고 있다. 때문에 모디 대표가 차기 총리감으로 지목된다. 자수성가형인 그는 빈민출신으로 홍차 노점상을 하다 힌두 국수주의 조직인 민족의용단(RSS)에서 활동 선거 전략가로 능력을 발휘해 인민당의 핵심까지 올라선 인물이다. 구자라트 주 총리로 재임하면서 과감한 해외투자를 유치하고 사회 간접자본을 대거 건설해 지역 경제를 발전시켰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의 집권동안 구자라트주는 연평균 13.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2002년 구자라트에서 벌어진 무슬림 학살 사건을 방조했다는 의혹과 독선적인 성격탓에 적이 많다.
인도인민당은 모디의 경제전문가 이미지를 내세우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일자리 2억5000만 개 창출 약속은 전체 유권자의 8%를 차지하는 18~23세 청년층의 지지를 얻고 있다. 하지만 1998~2004년 집권 당시 힌두 국수주의를 내세우며 파키스탄과 분쟁을 일으켰고, 핵실험을 강행해 안팎의 우려를 샀다.
2012년 11월 창당해 작년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보통사람당(AAP)은 부정부패 타파를 내세웠다. 아르빈드 케지라왈(46)이 대표로 있으며 공식 발표된 공약에서도 부정부패 척결과 족벌경영 정경유착 등 정실자본주의 타파를 내세웠다. 이외에도 테러행위에 엄정한 대처, 소매부문 해외직접투자(FDI) 반대 및 절차 간소화, 농업인 신용지원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