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동안 전국 장애인성폭력상담소에 도움을 요청한 피해자가 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가운데는 장애인이 전체의 85.3%를 차지했다.
28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장애인상담소(이하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전국 20개 장애인성폭력상담소에 상담 지원한 성폭력 피해자 수는 총 1962명이었다.
이가운데 장애인은 1673명(85.3%)이나 됐다. 성폭력 피해자 10명 중 8명이 장애인이었던 셈이다.
성폭력 피해 장애인의 장애 유형별로는 지적 장애인이 1359명으로,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240명)보다 6배 가량 많았다.
신체적 장애인의 경우 '지체 장애'가 79명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청각언어 장애'(60명), '뇌병변'(52명), '시각 장애'(49명) 등의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19세 이상' 성인이 전체의 63.1%(1056명)였다.
'13세 이상 19세 미만'은 393명(23.4%)이었고, '7세 이상 13세 미만'과 '7세 미만'도 각각 73명(4.3%), 5명(0.3%)으로 집계됐다. 연령 파악이 안된 장애인 역시 146명(8.7%)에 달했다.
피해 유형별로는 '강간 및 유사강간'(992건, 59.4%)과 '성추행'(592건, 35.3%)이 전체의 94.7%나 됐다. 경찰이나 통합센터에서 신고된 사례가 상담소에 연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온라인상 성폭력(11명, 0.6%)이나 음란 전화(2명, 0.1%) 피해 사건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 같은 피해를 입었더라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거나 '신고를 해야하는 피해'라는 인지가 부족한 탓이란 게 협의회 측의 분석이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저지른 가해자의 수는 총 1914명이었다. 장애인 피해자의 수 보다 241명이 많은데, 한 명의 피해자에게 여러 명이 가해를 한 경우가 있어서다.
장애인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를 살펴보면, 가족 및 친·인척 비율이 전체의 15.0%를 차지했다.
직장 동료·동급생·선후배·교사·동네 주민·복지시설 근무자 등 성폭력 사건 발생 이전부터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거나 평소 알고 지내던 가해자를 포함하면 그 비율은 67.7%로 커졌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장애 특성을 이용해 성폭력을 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성폭력 피해에 노출될 우려가 큰 지적 장애인을 위한 성교육과 피해자 주변인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예방교육이 필요하다"면서 "성폭력 피해 장애인에 적합한 치유 프로그램 개발과 보호시설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