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Jimmy Carter)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신간에서 "성경의 잘못된 해석이 성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발간된 저서 '행동하라: 여성, 종교, 폭력, 그리고 권력(A Call To Action: Women, Religion, Violence, and Power)'에서 카터 전 대통령은 "많은 종교 지도자들이 경전을 왜곡하고 이를 여성을 폄하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미국 남부에서 백인 남성주의자들이 흔히 성경 구절들을 흑인들과 여성들을 차별하는 악용하고는 했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카터 전 대통령은 여성에 대한 차별이 이 사회에 불러일으킬 수 있는 악영향을 "여아 낙태, 강간, 매춘, 배우자 학대" 등으로 꼽았다.
그는 "성경에는 예수님이 여성을 남성에 종속된 존재로 가르치셨다는 그 어떤 기록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오히려 성경에서 예수님이 여성들을 칭찬하시는 장면만을 볼 수 있다. 여성에게서 동등한 권리를 앗아가는 발언은 단 한 번도 예수님의 입에서 나온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모든 사람은 성별에 상관 없이 하나님 앞에서 동등한 존재다"고 그는 덧붙였다.
카터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성경적 성평등을 확립하기 위한 활동들에 헌신해 왔다.그는 2000년에는 자신이 속해 있던 남침례교(SBC)가 여성 목회자를 허용하지 않는 것에 반대하며 교단을 탈퇴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아내가 남편에게 순종해야 한다는 구절들을 익히 들어 왔다. 그러나 이 구절을 교회들은 왜곡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여성은 기독교 교회에서 남성과 동등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성경이 말하는 것도 이것이라고 믿는다"고 당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현재는 같은 침례교 계열의 교단 중에서도 여성의 목회가 가능한 새언약침례교(NBCC) 교인이며, 이 교단에서 카터 전 대통령의 아내는 집사로 섬기고 있다.
한편, 카터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카터센터(Carter Center)를 설립해 세계 평화를 위한 분쟁 해결과 성평등 확립에 주력해 왔으며 이러한 공로를 인정 받아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한 기독교와 세계 종교의 역할을 모색하고자 애틀랜타에서 '모빌라이징 페이스 포 우먼(Mobilizing Faith For Women)' 컨퍼런스를 개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