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우드(George Wood) 총회장.   ©미국 하나님의성

기독교 국제 구호단체인 미국 월드비전이 직원들의 동성결혼을 허용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 하나님의성회 조지 우드(George Wood) 총회장이 교인들에게 더 이상 월드비전에 기부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 월드비전은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직원들에게 요구해 왔던 '결혼 전 순결과 결혼 후의 충실함'에 대한 맹세를 이성결혼뿐 아니라 동성결혼에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직원들의 동성결혼을 인정하겠다는 것으로, 이 같은 결정이 알려지자 현지 보수 기독교 지도자들은 잇따라 실망과 유감을 표시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기독교 구호단체 중 하나인 미국 월드비전은 그동안 직원 채용에서도 기독교적 가치에 따라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선발해 왔던 터라 직원들에게 동성결혼을 허용하기로 한 선택은 현지 보수 교계에 다소 충격적으로까지 받아들여지고 있다.

많은 미국 언론들은 월드비전이 이번 결정으로 보수 기부자들을 잃을 위험이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었다. 실제로 이 같은 전망이 나온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조지 우드 총회장은 교인들은 월드비전에 기부하는 것을 재고해봐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글을 내놓았다.

우드 총회장은 26일 미국 오순절교파 매체인 카리스마뉴스에 게재된 이 글에서 "하나님의성회 이사회를 대표해서 나는 미국 월드비전의 이번 결정에 실망을 표한다"고 밝혔다.

미국 월드비전의 리처드 스턴즈(Richard Stearns) 회장은 크리스채너티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을 "매우 사소한 정책 변경(very narrow policy change)"이라고 설명하며, "(이 변화가) 성경 진리의 타협이 아닌 기독교 연합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우드 총회장은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것은 "사소한 정책 변경"이 아니라, "성경 진리로부터의 근본적 이탈"이라며, "성경은 결혼을 한 남성과 한 여성 간의 평생 동안 지속되는 신실한 결합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이러한 정상적인 이해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동성결혼 허용이 기독교 일치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에도 반기를 들었다.

스턴즈 회장은 직들에게 동성결혼을 허용한 것이 단체가 동성결혼을 공식적으로 지지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결정은 다만 직원들이 다양한 교단에 소속되어 있고, 이들 교단들 가운데서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교단들도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해서 내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드 총회장은 "이러한 정책 변경은 기독교 일치 조장과는 거리가 멀고 단지 월드비전을 동성결혼 논쟁에 있어서 진보주의 편에 속한 단체로 구별되게 만들 뿐이다"고 말했다.

우드 총회장은 그러면서 하나님의성회 소속 교회와 교인들에게 월드비전이 아닌 다른 기독교 구호단체들에게 기부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이 세계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월드비전의 이번 결정으로 인해서 나는 우리 교단 소속 교회들과 교인들이 하나님의성회 산하의 갓월드미션스(God World Missions)나 다른 복음주의나 오순절파 구호단체들에 기부할 것을 권한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교단 교회들과 교인들이 야고보서 1장 27절의 말씀('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 중에 돌아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이것이니라')을 기억하기를 바란다"고도 당부했다.

우드 총회장 외에도 많은 기독교 지도자들은 월드비전의 결정에 거침 없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남침례교(SBC) 윤리와종교자유위원장을 맡고 있다 러셀 무어(Russell Moore) 목사는 "미국 월드비전의 최근 정책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미국 월드비전이 이번 결정으로 동성결혼 지지자들로까지 기부자층을 확대할 수는 있겠지만, 복음을 잃고 기부금을 얻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기부금은 왔다가 가는 것이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영원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복음주의 신학자이자 목회자인 존 파이퍼(John Piper) 목사 역시 "이 같은 결정은 그리스도에게 있어서는 비극적인 상황의 전개"라며, "왜냐하면 이는 죄를 가볍게 여기게, 다시 말해 십자가를 가볍게 여기게 만들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그들이 입장을 바꾸어 원래의 신실한 신앙의 기반으로 돌아오도록 기도한다"고도 전했다.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월드비전이 이제 성경의 가르침을 믿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며, "월드비전은 자신들의 결정이 교회 연합을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지만 내게는 마치 죄악을 조장하는 것이 교회를 연합시키는 일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고 한층 더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미국 월드비전의 이번 결정은 타 국가 지부들의 직원 관련 규정과는 무관하다. 월드비전은 100여 개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세계를 통틀어 직원 수는 4만여 명이며 이 중 3만4천여 명이 기독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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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비전 #동성결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