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과 허심탄회한 소통을 통해 호텔 근무의 만족도를 높이면, 결국 고객들에게 서비스로 연결되면서 수익이 자연스레 창출된다."
국내 호텔업계의 마이더스손으로 불리고 있는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 힐튼 서울' 지배인인 번하드 브렌더(Bernhard Brender, 67)씨의 호텔경영 전략은 특별하지 않다. 한마디로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잘하면, 손님이 자주 찾고 수익 증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지난 18일 오후 그랜드 힐튼 서울 총지배인실에서 번하드 브렌더 총지배인을 만나 대표해 두 시간 여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91년 한국에 와 23년 째 호텔리어로, 국내 호텔의 최고 CEO로 손꼽히고 있는 번하드 브렌더 총지배인은 먼저 호텔 경력과 함께 총지배인의 역할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지난 1991년에 한국 스타우드 계열 호텔인 홍콩 쉐라톤 호텔에서 임무를 마치고 한국에 왔다. 지난 23년이 넘는 호텔리어의 경력은 그랜드 힐튼 서울 총지배인으로 부임하고서도 많은 도움이 됐다. 이곳 총지배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힐튼 브랜드 계열의 국제적 위상에 맞는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어 브렌더 총지배인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그랜드 힐튼 서울 호텔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말을 경청해주는 것이었다. 호텔 직원들이 하고자 하는 말을 경청하다보면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고 직원 만족도가 높아지면 결국 직원들이 서비스하는 고객들의 만족도 또한 높아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비즈니스적인 차원에서 생각하자면, 호텔의 수익창출을 위한 방안 모색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모든 요건을 충족시키는 게 총지배인으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국내 명예시민으로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한 조언도 했다. 국내 안보 불안과 도심 복판 시위 등 좋지 않는 여론이 관광객 유치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와 기업이 가깝게 서로 도와 관광유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공유해 관광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분단된 나라에서, 특히 시내 중심가에서 시위를 하면 경찰이 동원되면서 관광객들에게 불안감을 줄 확률이 많다. 즉 한국이 안정이 안 된 나라로 생각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 시위에는 반드시 하는 이유가 있다.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고 한국의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외각에서 하면 경찰도 없고 불안감도 조성하지 않는 다는 얘기이다. 시위자들의 목소리도 사회 발전을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번하드 총지배인은 한국관광산업 활성화에 대한 얘기를 이어갔다.
"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월드컵, 여수 해양엑스포도 했고, 평창 동계올림픽도 하게 된다. 이렇게 국제적인 행사를 했거나 앞으로 하게 돼 좋은 이미지가 조성돼 있는데, 시내 중앙에서 시위를 하면 불안감을 조성해 관광객 유치가 힘들어진다. 작년 4월 남북한의 긴장고조가 불안감을 조성해 베를린에서 한국을 오려고 하는 독일관광객들이 많이 취소를 해 베를린 여행사들이 상당한 적자를 봤다. 만약 그 때 관광객들이 왔으면 한국이 자연스레 외화를 벌어들이게 되는 결과가 된다. 훌륭한 호텔을 가지고 훌륭한 서비스를 해도 시위나 질서, 안보 등이 잘돼 있지 않으면 관광객 유치에 실패하게 된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번하드 총지배인은 한국과 독일 문화의 비슷한 점이 많다며 부모님께 효도하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라고도 강조했다.
"하나님이 한국에 대해 큰 태풍이나 지진을 주지 않았고, 아름다운 사계절이 있고 땅도 좋은 나라이다. 97년에 아이엠에프 때 호텔에 근무하며 직접 본 금모우기 등의 운동을 보면서 한국 사람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 단합이 잘된 국민이라는 것을 느꼈다. 특히 독일은 부모님이 아프면 요양원에 보내면 그만이지만, 나이든 부모님을 병원이나 가정에서 보살피면서 효도한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 독일은 개인주이지만 한국은 가족위주이다. 나는 한국을 생각하면 좋은 점뿐이 생각나지 않는다. 독일과 한국은 발효식품을 먹는 것도 같고 분단국가였다는 것도 같다. 한국의 통일은 염원이 아니라 반드시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싶다."
그럼 현재 근무하고 있는 '그랜드 힐튼 서울' 호텔의 자랑꺼리는 뭘까. 그에게 물었다.
"그랜드 힐튼 서울이 다른 호텔과 다르게 지리적으로 도심과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그러나 친환경적인 자연으로 둘러싸인 호텔이다. 이런 호텔이 고객들에게 좀 더 편안하고 안락한 휴식을 제공할 수 있다.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강점을 오히려 도심과 조금 떨어져있다는 이유로 약점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우리 호텔에서는 매 시 도심을 통과하는 셔틀버스로 접근성을 높여 단점으로 치부되었던 조건을 오히려 장점화시켰다. 셔틀버스는 내.외국인들의 방문 빈도가 높은 명동, 이태원 등을 거쳐 가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고, 고객들의 만족도를 충족시키고 있다."
이어 그는 다른 호텔과의 차별성을 부각했다.
"396개의 전 객실이 새롭게 리노베이션 됐다는 점과 현재 날로 중요해지고 있는 MICE 산업을 수행하기에 적합한 컨벤션센터 시스템이 다른 호텔들과 차별화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장기 투숙객들이 사용하고 있는 그랜드 스위트는 대사관 대사들이나 CEO 등의 고객들이 많이 투숙하고 있다. 아파트형의 레지던스로 서울 시내에서 이러한 형의 레지던스를 가장 먼저 선보인 호텔이다."
국내 호텔업계에서 좋은 이미지로 소문난 번하드 브렌더 총지배인에게 특별한 비결이 뭐냐고 묻자 다음과 같이 답했다.
"특별한 비결이라면 무엇보다도 존경하는 마음으로 다양한 사회 활동에 참여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게 되면 경쟁 호텔이나 각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러한 경험으로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대우하는 법 그리고 원활한 의사소통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현재 다양한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겨울철마다 참여하고 있는 스키 패트롤(SKI Patrol), 관광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친목을 도모하고 업계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SKAL, 영적으로 영감을 얻으며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서울 가톨릭교회 활동 등이 있다. 이러한 모든 사회 활동으로 만난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는 삶의 에너지원인 동시에 열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요소들이다."
그는 독일의 함부르크가 고향이지만 한국을 좋아해 한국 명예시민이 됐다. 그에게 한국 문화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물었고, 특히 좋아하는 한국 음식과 도시에 대해 질문을 했다.
"한국의 명예시민으로 선정돼 개인적으로 굉장히 영광으로 생각하며 어깨 또한 무겁다. 호텔업계에 종사하는 일원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많이 유입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함에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한국에 온지 어느덧 20여 년이 훌쩍 넘어가면서 한국에 대해 좋은 점을 더 많이 말할 수 있지만 우선 좀 더 개선돼야 할 점들도 있다. 지난 10년에서 15년 사이에 길거리 같은 야외에서 사용자, 기관, 협회 등에 대항해 일어나는 시위 현장을 많이 접하게 됐다. 이러한 점은 사회문제로 다루어져 국민의 안정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현재 제가 대학에서 2시간 정도 호텔과 호텔리어에 관해 진행하는 수업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많은 수의 학생들이 뛰어난 수준의 교육을 받고 좋은 직업을 얻기를 희망하지만 한국의 직업 시장은 모든 수요를 받아들이기에 아직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각고의 노력과 열정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희망적인 장래를 보이는 학생들을 위해 취업을 할 수 있는 탄탄한 교육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한국이 인상적이고 좋았던 점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세계인들이 인정하는 공항시설을 들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유입이 증가하고 있는 때에 이러한 점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에도 강점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한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였을 때 템플 스테이와 같은 영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굉장히 인상적이다."
그가 본 독일과 한국 문화의 비슷한 점과 차이점에 대해서도 얘기를 했다.
"우선 비슷한 점이 몇 가지가 있다. 음식에 있어 한국인들이 매일 먹는 김치가 있는데, 독일에도 김치와 같이 발효해 절인 양배추를 먹는다. 또한 독일 맥주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처럼 한국의 음주문화 또한 흥이 넘치며 많은 외국 문화에 알려져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 겪을 수 있는 뚜렷한 사계절의 변화를 독일에서도 즐길 수 있다. 한국의 의료산업이 독일과 견줄 수 있을 만큼 발달해 현재는 훌륭한 수준으로 성장해 독일인인 나에게도 독일 의료 수준과 비슷하다고 느끼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오랜 세월 일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 한국은 독일보다 빨리 퇴직한다는 것이다. 독일은 67세까지인데 한국은 그보다 훨씬 빠르다. 또한 한국 사람들은 여가 시간까지 양보해가며 열심히 일에 매달리고 공부하는 성향이 강한 반면, 독일 사람들은 좀 더 여유롭게 시간을 즐길 줄을 안다."
그는 오랜 호텔 생활로 인해 국내 고위관료, 기업인, 문화예술인 등과 소중한 인연을 쌓았다. 이런 소중한 인연들을 어떻게 만들어 가고 있을까.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다양한 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하며 접촉한 다양한 국적과 직업군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오랜 시간 함께해온 친구들이 많다. 앞으로도 여전히 그러한 관계를 만들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 갈 것이다. 한 가지 에피소드를 말하자면 호텔 업무를 하며 만난 차붐(차범근) 감독인데, 우연한 인연으로 시작해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특별한 호텔 경영 철학에 대해 한 마디를 건넸다.
"호텔 경영 철학은 아주 심플하다. 호텔 직원들이 호텔을 집과 같이 편안하게 느끼면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부드럽게 대우하면서 리더로서 강인한 모습을 보여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면서 기업의 수익창출에도 힘써야 한다.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자신을 필요로 한 사람들이 있다면 그 곳에 있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드러움과 강함의 밸런스를 유지하고 수익창출에 목표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91년에 첫 입국해 23년째 한국 생활을 하고 있는 번하드 브렌더 총지배인은 워커힐, 조선호텔 등 국내 최정상급 호텔에서 CEO로 일하며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는 휴머니즘이 넘치는 직원 제일주의와 고객이 최고의 가치'이라는 점을 표방하며 호텔계의 경영혁신을 이뤘다. 특히 번하드 총지배인은 스키 패트롤에서 활동하며 두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구했고, 항상 호텔지배인실에 구명가방을 보관해 만약에 있을지 모를 고객들의 응급처치를 대비했다. 119가 오기 전에 응급조치를 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평소 소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