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떠오르고 있다. 비트코인 일일 거래량은 현재 약 1억9100만 달러(한화 약2040억 원)로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웨스트유니온(약 2억1600만 달러)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해외송금 거래 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비싼 수수료를 내지 않고도 핸드폰 문자메시지, 이메일, 트위터 등으로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한 유명 제빵 체인점은 비트코인으로 빵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비트코인으로 기부금을 받는 것도 추진 중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별관 지하에 비트코인 ATM기가 설치돼 3월 10일부터 비트코인을 원화 현금으로 바꾸거나, 현금을 넣어 비트코인을 충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코엑스 컨벤션 별관 지하 커피세도나에서 비트코인 결제 및 전자 지갑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인플러그 정혜경 이사가 국내 기술로 최초 개발된 비트코인 전용 현금자동출입금기인 '코인플러그 ATM기'를 시연하고 있다. 개인이 비트코인을 사고 팔 수 있는 무인 거래소의 역할을 하는 이 ATM는 자신의 전자지갑에 있는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바로 찾아 쓸 수 있다. 2014.03.07.   ©뉴시스

비트코인의 장점을 요약하자면, 금융기관 등 제3자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수수료와 대기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빠르고 편리하게 전세계로 전송이 가능하다는 경제성과 신속성이 있다. 총 발행량이 고정돼 가치하락의 영향이 적은 점, 거래 기록이 익명으로 영구히 공개되는 투명성 등도 있다.

이러한 장점을 선교 후원에 활용하기 위해 IT 선교 연구원 워크숍, 비트미션(BiTMission) 2.0이 14일부터 15일까지 부천한옥마을에서 열렸다. '비트코인 선교 후원 활용 방안'을 주제로 선교정보기술개발원이 주관한 이 워크숍에는 선교사, 목회자, 사모 등 7명이 참석해 비트코인 거래와 사용, 관리 방법 등을 이론과 체험을 통해 배우고 선교 후원 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의 장을 벌였다.

선교정보기술개발원 연구원들이 참석한 이번 워크숍에서는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선교 후원에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발행 주체 없는 가상화폐 비트코인 부상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Satoshi Nakamoto)가 만든 비트코인은 싸이월드 '도토리'나 네이버의 '네이버 캐쉬', 카카오의 '초코' 등 다른 가상화폐처럼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아니지만 물건이나 서비스 거래에 사용이 가능하다. 이들 가상화폐와의 차이점은 P2P(분산 네트워크 시스템) 방식을 이용해 통화를 발행, 관리하기 때문에 중앙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는 현재(3월 16일 기준) 전세계에 315개나 된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거래소 마운트콕스, 캐나다 비트코인 은행인 플렉스코인은행이 해커에게 비트코인을 도난 당해 파산하면서 안전성 논란이 있었다. 또 투기, 돈세탁, 불법 자금 조달, 마약 거래 등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가 중간거래소를 규제하거나 세금 부과(캐나다 등), 비트코인 사용을 금지(아이슬란드, 러시아 등)하는 움직임도 있다. 그럼에도 비트코인은 전세계에서 다양한 필요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 아프리카의 일부 노동자들은 정확하고 신속하다는 이유로 비트코인으로 임금을 받는다. 외국에 식구들이 사는 남미의 노동자들은 웨스트유니온 등에 10~30%의 비싼 수수료를 내지 않고 송금할 수 있다는 이유로 비트코인으로 가족에게 송금한다.

선교정보기술개발원 원장 장원근 선교사는 "비트코인의 편리함을 선교에 긍정적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비트코인은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달러처럼 전세계에서 사용하는 글로벌 가상화폐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선교 후원금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비트코인과 관련한 다양한 자료를 홈페이지(http://koreabitcoin.org)에 올리고 있다.

비트코인 거래 시 선교사와 후원자 간 투명성 확보

비트코인으로 거래할 때 장점으로 연구원들은 안전성과 투명성을 들었다. 필리핀에서 10년 간 선교했던 OC(One Challenge) 한국대표 마서진 선교사는 "필리핀 은행에서는 간혹 외국에서 온라인으로 송금한 돈을 1주일 동안 묶어놓고 있다가 선교사가 계속 요청하면 그제서야 돈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며 "가난한 나라의 경우 대게 은행거래가 힘들고 수수료도 많이 드는데, 비트코인을 활용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 것 같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경우 후원자가 선교사의 비트코인 지갑주소(가상계좌)로 송금하면 선교사와 후원자가 즉각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비트코인 거래 내역은 지갑주소만 알면 만인에게 공개되기 때문에 재정후원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 기존 은행 거래는 계좌 주인이 거래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한 제 3자는 이를 알 수 없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지갑주소 대 지갑주소로 거래가 일어나고, 이 지갑주소가 공개돼 영구적으로 기록에 남는다. EFM(Eagle's Flight Mission) 대표 정민철 선교사는 "비트코인이 선교사 후원뿐 아니라 선교단체나 교단선교부, NGO 등 각 기관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에도 효과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지갑주소는 이메일만 있으면 무료로 무제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후원자별 지갑주소를 만들어 후원 받는 형식을 택할 수도 있다. 몬테네그로 선교사로 파송될 예정인 양승민 목사는 "대부분 선교사들이 후원금이 풍족한 경우는 거의 없다"며 "사역에 따라 사역비가 상대적으로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는데 총 후원금액이 공개될 경우 후원자들이 더 이상 후원금을 보낼 필요가 없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후원을 중단하면 어떡하느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선교정보네트워크 총무이자 장원근 선교사의 친동생인 장성근 태국 선교사는 "선교사가 후원자마다 사용할 지갑주소를 별도로 만들면 일대일 관계에서 투명성이 생긴다"며 "하나의 통합 계좌를 공개해 후원 받을 경우 여러 사람과의 관계에서 투명성이 생기는 것이고, 둘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는 선교사가 결정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비트코인이 근본적으로 선교 재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적의 대안은 아니다. 비트코인을 통한 선교후원시스템에도 선교사 개개인의 도덕성이 기반이 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가치 변동 문제는 신속한 환전 통해 해결

또 연구원들은 비트코인으로 송금할 경우 수수료가 0.0002BTC(현재 한화 약 136원)로 저렴하다는 장점을 꼽았다. 송금액이 커질수록 수수료도 올라가지만 은행보다는 훨씬 저렴하다. 이 외에도 개인 컴퓨터에 공인인증서로 로그인 후 액티브엑스(ActiveX) 설치, 개인정보 입력 등 복잡한 과정 없이 핸드폰 문자메시지, 이메일, 트위터로 간편하게 후원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장원근 선교사는 "비트코인의 가치 변동 문제는 온라인거래소에서 신속한 환전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며 "비트코인은 화폐로서 가치저장, 교환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어 전세계에서 인터넷만 되는 환경이라면 어떠한 거래 수단보다 쉽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까지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이 심해 이득이 되거나 손해가 될 수 있는 점은 감수할 부분"이라며 "하지만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로운 가치로 떠오르는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선교를 위해 앞으로 얼마나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화 사회에서 인터넷이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교계, 선교계에서도 매우 유용한 것처럼, 스마트 클라우드에서 비트 클라우드로 변화되는 IT 세계에 선교계가 적응하려면 비트미션(BiTMission)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장원근 선교사는 "비트토렌트 싱크(비트싱크, BitTorrent Sync)를 통한 선교정보공유, 비트코인을 통한 선교후원관리 같은 비트미션이 더욱 활성화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선교정보기술개발원 워크숍에 참석한 연구원들   ©선교정보기술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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