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자치공화국인 크림자치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하고 이를 승인했다. 러시아 크렘린 궁(宮) 공보실은 현지시각으로 17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의 독립국 지위를 인정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명령에서 "16일 시행된 크림의 주민투표 결과를 고려해 크림 공화국을 독립주권국가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크림 선거관리위원회는 주민투표 최종 개표 결과 96.77%가 크림의 러시아 편입에 찬성했고, 투표율은 83.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주민투표에 뒤이은 크림 공화국의 독립국 선포는 우크라이나에서 나와 러시아로의 귀속을 위한 사전 절차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러시아 영토로 병합까지는 미지수다. 2008년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와의 전쟁 당시에도 분리·독립을 선포한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의 독립국 지위를 인정했지만, 러시아로 병합하지는 않았다. 크림공화국 또한 독립국으로 인정되는 단계까지만 진행됐다. 귀속을 위해서는 오는 21일 예정된 러시아 하원에서의 심의와 상원의 승인, 그리고 뒤이은 대통령 서명 등의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
푸틴 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18일 오후 3시(한국시각 오후 8시), 국정연설을 통해 크림 사태 등과 관련한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러시아의 크림공화국 독립인정과 관련해 서방은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른 조치도 실행됐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EU 외무부 장관들은 17일(현지시각) 러시아 정치인과 군부 인사 및 크림반도 정치인에게 자산 동결 및 여행금지 등의 제재를 했다. 대상으로는 푸틴 대통령의 측근을 중심으로 러시아 인사 11명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 EU 또한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 크림공화국 인사 8명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