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발의됐다 무산된 차별금지법의 항목에 성적지향과 더불어 성별정체성이 있다. 성적지향과 더불어 성별정체성 역시 대다수 국민들을 불법자로 만들 수 있기에 오늘은 지난 칼럼에 이어 이것에 대해서 다루고자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Sex(이하 성性)와 Gender(이하 젠더)를 다음과 같이 구분하고 있다.
'성은 남성과 여성을 정의하는 생물학 및 생리학적 특성을 말하고, 젠더는 주어진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역할, 행동, 활동, 속성들을 말한다. 남성(male)과 여성(female)은 성의 범주이고, 반면 남성성(masculine)과 여성성(feminine)는 젠더의 범주이다.'
지난 2013년 6월 호주는 세계 최초로 제3의 성을 인정하는 성별인식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여 성전환 수술이나 호르몬 치료를 받은 것과 무관하게 개인 서류에 제3의 성(X표기)을 선택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독일은 출생신고서에 아기의 성별을 '남성'과 '여성' 중 하나를 기록하게 되어 있는 규정을 개정하여 공란으로 놔둘 수 있게 하였다. 이것은 남성 또는 여성의 이분법적인 성을 거부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하는 제도로서, 아이가 후에 자신의 성을 선택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이렇듯, 인간의 성(性)은 기존의 생물학적인 개념이 주(主)가 되었던 sex의 개념에서 gender의 개념이 추가되었다. 생물학적인 속성인 성의 개념보다도 사회문화적인 개념으로 접근하려는 시도에서 젠더가 탄생하게 되었는데, 호주와 독일의 사례에서 보다시피 성은 앞으로 빠른 속도로 다양하게 분화될 것이 예상되고, 이렇게 되면 출생시 부여받은 성과 관계없이 성별을 고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남성적인' 또는 '여성적인' 행동을 하거나 속성들을 가지고 있으면 그것이 그 사람의 성을 결정지어 버리는 것이다. 따라서 성별정체성(gender identity)은 생물학적인 성(sex)이 아니라, 남성성과 여성성에 근거한 성을 말하는 것이 된다.
우리가 만약 성별정체성(gender identity)을 인정하게 되면, 남자와 여자를 표기할 때 남자는 생물학적으로 남자일 수도 있고, 여자일 수도 있다. 여자는 생물학적으로 남자일 수도 있고 여자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은 생물학적인 성을 부정하는 것으로써 모든 사람들을 무성화(無姓化), 중성화(desexualization)시켜 버리는 것이다. 따라서 성별정체성을 명시한 차별금지법이 통과가 된다면 국민의 대다수를 성별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기존의 것을 스스로 버리게 만들고, 중성적 정체성으로 포맷시키게 될 것이다. 쉽게 말해서 자신이 인식이나 성향에 따라 성을 결정할 수 있다면 그것을 선택하기 전까지는 중성이나 무성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아래 관계를 보자.
■ 트랜스젠더(여, MTF)+ Sex(남) : 이성애
■ Sex(남) + Sex(남) : 동성애
-주1) 트랜스젠더: 태어날 때 부여된 성과 젠더가 부합되지 않는 성별정체성을 가진 사람.
-주2) MTF(Male to Female):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꾼 사람.
-주3) Sex(남): 태어날 때 부여된 성이 남성이고 트랜스젠더가 아닌 남자로 살아가는 일반사람.
생물학적인 성을 기준으로 볼 때, 위에 적은 이성애 관계는 사실 이성애가 아닌 동성애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생물학적인 성이 부정되면 이성애 관계가 성립된다.
그렇기 때문에 성별정체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은 생물학적 성을 기준으로 삼는 사람들을 법(法)밖으로 몰아내고 불법자로 만들어 버릴 것이다. 생물학적인 성으로 봤을 때 남성인 사람이기에 남성으로 대우했는데 성별정체성은 여자인 사람이었다면 이것은 차별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남자였다 여자로 성전환 한 사람들이 여자 화장실을 쓰도록 허용해 주고 있다.
그리고 이성애도 생물학적 남녀 간이라 볼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동성애도 자연스럽게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성별정체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은 대다수의 국민들을 불법자로 만드는 이른바 '역차별법'이다.
우리가 성별정체성을 인정하여 육체를 부정하고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가거나, 반대로 마음의 양심을 무시하고 부정하여 육체가 원하는 대로 살 때 이것은 혼돈과 무질서의 길로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성(姓)조차도 개인의 인식이나 성향에 따라 선택하게 된다면 이 선택을 유지하기 위해 그 이후에는 엄청난 부담이 가는 2차 선택을 해야만 할 것이다. 이 문제는 인공수정, 대리모, 입양문제 등의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발생시킬 것이다.
성은 사랑 안에서 가정을 이루는 근본이고, 성 없이는 가정도 사회도 존재할 수 없다. 남성이 뛰어 넘을 수 없는 선(線), 여성이 뛰어 넘을 수 없는 선(線)이 반드시 존재하는데, 이런 한계를 서로 채워주고 보완해 주는 인격적인 관계가 서로의 성격, 기질, 재능 그리고 성(性)과 맞물려서 형성되는 것이 정상이다. 사랑은 이런 독립적인 서로의 차이를 기반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고, 이 차이는 넘어서는 안 될 도덕이다. 자녀가 이런 부모의 사랑의 인격적 관계에서 태어나서 양육되어질 때, 자녀도 건강하게 사회로 나갈 수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는 성별정체성 혼란을 동정하거나 동조하는데 법적 장치를 제정 또는 강화시킬 것이 아니라, 사회, 문화적으로 건전한 성문화를 조성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글ㅣ건강한사회를위한국민연대
■ 건강한 사회를 위한 국민연대(건사연)는 많은 독소조항들을 포함하고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로, 동성애 및 동성결혼, 종교 및 표현의 자유 문제 등 차별금지법과 관련하여 다루고 있다. 블로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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