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 ⓒ박종배 기자 |
10일 오후 2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전광훈 목사 초청 청문회가 열렸다. 기독언론포럼과 기독교 언론 기자단이 주최한 이번 청문회는 전 목사를 둘러싼 기독자유당(이하 기독당)에 대한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기독당 창당의 당위성과 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청문회에는 기독교 언론 기자들과 관계자 40여명이 참석했다. 청문회는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기자들의 질문과 전광훈 목사의 답변 형식으로 진행됐다. 사회는 교회연합신문 강춘오 대표가 맡았다.
전 목사는 2시간 동안 기독당을 창당한 이유와 현재 3개 당으로 나눠진 기독교 정당의 합당 방안, 보수주의로 편향된 정책의 이유, 기독교의 정치세력화 우려에 대한 해명, 기독당을 반대하는 진보 기독교계에 대한 입장, 기독당의 통일 정책, 창당 당위성 등을 설명했다.
그는 기독당 창당 배경에 대해 타 언론에 앞서 밝혔듯이 보수 기독교계 원로들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4년전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와 C.C.C 고 김준곤 총재가 기독당 창당을 지시해 창당하게 됐음을 밝혔다. 올해 기독당 창당을 다시 시작한 배경에 대해선 “‘한국지도자협의회 신신묵 목사’의 제안이 있었다”고 밝혔다.
전 목사의 말에 의하면, 지난 4월 새벽 모 처에서 만난 신신묵 목사가 ‘기독당 어떻게 할 꺼냐?’고 물으면서 기독당을 다시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신 목사는 “지난 선거 때 기독당이 45만표를 얻어 너도 나도 기독당을 창당하려고 한다. 전 목사가 기독당을 다시 할 의향이 있으면 나머지 당들은 해체시켜주겠다”고 했고, 이 조건으로 전 목사는 기독당 창당을 수락했다는 것이다.
기독당 통합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현재 ‘기독교’ 이름을 내걸은 당은 3개다. 지난 7월 23일 창당된 한국기독당, 그리고 지난 9월 2일 창당된 기독신당, 전광훈 목사가 소속된 기독자유민주당이다. 3당 합당에 대해 전 목사는 “나머지 두 당은 (세력이) 1%밖에 안 되기 때문에 기독자유민주당으로 통합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3당 통합을 위해 협상 중이라고 했다. 통합 방안에 대해선 “기독교계 원로들에게 위임하고 있으며, 이 분들이 지시하는대로 따를 의향”이라고 했다.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등 전체적으로 기독교계가 기독당 창당에 대해 지지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 90%가 지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특히 원로 목사들이 강력히 지지한다”고 했다. ‘조용기 목사가 최근 기독당과 관계가 없다’고 밝힌 점에 대해서는 “MBC PD수첩이 너무 괴롭히니까. 기독당에 누가 되지 않을까해서 거리를 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심정적으로 이해되는 일이고, (그렇게 말은 했지만) 뒤에서는 저희들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독당 창당이 기독교가 권력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목사들이 정치하는 것이 아니고 장로, 평신도 중심으로 하는데, 이들 중에 권력 유지하며 할 사람 없다”며 권력화를 지향하지 않는다고 했다. “국회의원을 할 정도의 장로들이라면 한 달에 8백만원(국회의원 월급) 이상은 벌 텐데 하루 종일 의사당에 앉아 있어야 하는 힘든 의정활동을 하면서까지 권력 유지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나 한국기독교장로회 등 진보 기독교계의 기독당 창당 반대에 대해선 “진보 교단이 북한에 대한 잘못된 자세(한국전쟁이 북침이라는 주장 등)에 대해 동조하면 척결 대상이다. (이런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그들과 동조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좌파’ ‘진보’라는 용어는 좋은 것지만 한국의 좌파는 순수하지 못하다. 그 자체가 종북주의이고, ‘진보’라는 단어로 사기친 것”이라고 했다.
현재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박원순 변호사에 대한 비판도 더했다. 박 후보에 대해 그는 “국기에 대한 경례도 거부하고, 제주도 4.3 사건을 만주화운동이라고 거짓말 하는 자”라고 비판하면서 “이런 사람이 지지율 1등이란 것은 대한민국 국가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종북주의 좌파이고, 박 후보를 지지율이 높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위기라는 해석이다. 그는 “국가 존립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기에 ‘반국가, 반사회 세력 척결’을 정당 정책으로 내세운 것”이라며 “기독교적 가치관을 정당 정책으로 내세우기 전에 이를 (좌파세력 척결) 먼저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목사는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선거가 이번 선거”라고도 했다.
기독당의 통일 정책에 대한 설명도 이뤄졌다. 전 목사는 “기독당의 통일 정책은 흡수 통일이나 연방제 통일을 지향하지 않는 제3의 방안”이라면서 기독당의 통일 정책에 대해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의 탈북자가 30만명이고, 한 교회가 한 명의 탈북자를 데려오는 정책을 펼쳐 모두 국내로 입국시키겠다는 것이다. 한 명을 데려 올 때 190만원이 소요되지만 국내 정착금으로 정부에서 1500만원이 나오기 때문에 이 돈으로 중국 내 탈북자 30만명을 모두 데려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 목사는 “이렇게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돈을 벌어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10만원씩만 입금시키면 북한이 무너질 수 있다”며 “이것이 우리들의 통일 전략이며, 이렇게 하면 통일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탈북자들을 입국시킬 때는 중국선교사들을 통해 신앙교육과 세례까지 다 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독당을 만들어 정치 참여 하지 않아도 이 같은 일들을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한국교회가 현재 침체기이기 때문에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에 들어온 초기 1세대 선교사들이 복음의 1세대들을 잘 키워서 한국교회가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런데 교인 수가 1천 2백만명을 넘어서면서 한국교회는 침체기에 들어섰고, 1년에 20만명씩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교회가 부흥하면 기독당하지 않는다. 마지막선교는 ’정치선교’다. 한국교회가 다시 부흥하려면 정치선교를 해야 한다”고 했다.
과격한 이미지를 바꿔볼 생각 없느냐는 질문엔 “그럴 생각 없다. 계속해서 이런 스타일로 말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평소 ‘생명책에서 지워버린다’ ‘빤스 내리라고 해서 내리면 내 성도요’ 같은 과격한 발언으로 사회로부터 지탄 받은 바 있다. 이런 발언들에 대해 전 목사는 “이런 말들은 당시 집회에서 청중들과 교감이 된 상태에서 나온 말들이라 아무 문제 없는 발언인데, 일부 언론들이 그 말만 따서 기사화시켜 문제가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으로 그는 ‘빤스’ 발언으로 그를 비판한 언론이나 네티즌에 대해 “법적 대응으로 강력히 처벌할 것”이라고 했다. 전 목사의 이 같은 과격한 발언 등을 문제 삼아 인터넷에 댓글(약 1만 7천건)을 단 네티즌들에 대해선 이미 고소 조치가 들어간 상태라고 한다.
전 목사의 자산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3~4억 정도 된다”고 밝혔다. 현재 소유 중인 아파트와 은행에서 융좌 받은 6억 중 일부를 포함해 3~4억 정도 된다고 했다.
청문회 말미에는 MBN과 인터뷰한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언론들이 계획한 질문말고 예상 외의 질문을 던져 망신시키고, 그럼으로 기독당을 해체시키려고 했다”고 국내 언론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이미 기독당은 강을 건넜다. 기독당을 꼭 성공시키겠다. 한국교회가 한번 밀어달라”고 한국교회의 지원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