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법원에 애플이 삼성의 3G 이동통신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면서 아이폰, 아이패드 등의 네덜란드 국내 판매 금지를 요청했다.
삼성전자 측의 바스 베르그휘스 반 워츠만 변호사는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애플은 3G 기술 특허를 보유하지 못한 채 지난 2008년 아이폰 3G 이동전화 시장에 진입한 이래 의도적이고 구조적으로 삼성전자 특허권을 침해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애플 측이 3G 통신이 가능한 아이폰 제품들을 판매하기에 앞서 삼성 측에 특허 사용에 관해 사전 허락을 받거나 문의하지 않는 등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재판은 애플 아이폰 3GS, 아이폰4, 아이패드(1세대)와 아이패드2가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삼성전자가 23일 헤이그 지방법원에 이들 4건의 특허에 대해 각각 개별적으로 소송을 제기한 사건의 첫 심리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갤럭시S 시리즈의 판매가 금지된 네덜란드, 특히 판매금지를 내린 같은 헤이그 지방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4건의 특허 침해 소송을 한꺼번에 제기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에 관련된 특허기술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와 네트워크 기반 스테이션 간 데이터 접속과 속도를 관리하는 방법들로, 각각 EP(Europees patent) 1114528번, EP 1478136번, EP 1097516번, EP 1188269번이다.
일반적으로 4건의 특허는 묶어 단일 소송을 제기하는데 삼성은 개별 소송을 택했다. 네덜란드 법원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을 각각 심판해야 한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애플 측 변호인 뤼트거 클레이만스는 “애플은 휴대전화 시장 진입 당시 3G 특허 사용권이 없었다”고 인정했다.
클레이만스 변호사는 그러나 “애플은 유럽시장에서 판매하는 아이폰에 인텔의 칩셋을 사용해 왔다”면서 “이것으로 3G 기술 사용 요건이 충족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삼성의 이 소송은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제기한 디자인 모방 관련 법적 분쟁의 인질로 애플을 잡아두기 위한 것”이라며 "아무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이 애플의 4가지 제품에 대해 4건을 제기한 이 소송들의 판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런 소송의 시작으로 삼성이 애플과의 특허전쟁에서 수세적 자세에서 벗어나 강공작전으로 완전히 선회했음이 분명하게 드러나, 아이폰5의 판매금지 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이영희 전무는 “애플은 삼성전자의 고객이어서 그동안 소송에 소극적이었지만 앞으로 공격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좀 더 공격적인 방법으로 삼성전자의 권리를 주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신종규 사장은 2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갤럭시S2 LTE'와 '갤럭시S2 HD LTE' 공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애플의 야심작인 차세대 스마트폰 '아이폰5'가 내달 시장에 나오면 즉각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것임을 시사했다.
삼성전자는 현재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4개 제품들에 대해 애플과 애플의 네덜란드 자회사 5곳에 의한 판매, 수입을 금지를 요구하고 있을 뿐 아니라 특정 전자제품 매장의 재고까지 모두 리콜하라고 주장으로 양상의 법적 공방은 더욱 치여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