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선출된 기침 총회 의장단이 직전 총회장인 윤태준 목사(맨 오른쪽)와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원희 총무, 박종서 제2부총회장, 고흥식 제1부총회장, 배재인 총회장. ⓒ손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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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독교 역사상 ‘첫 장애인 총회장’을 배출한 기독교한국침례회가 4일간의 총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서울 궁동 연세중앙교회(담임 윤석전 목사)에서 19일부터 열린 총회에서 총회장에 당선된 배재인(서머나침례교회) 총회장은 돌 무렵 앓은 소아마비로 다리가 약간 불편하다. 배 총회장은 그러나 회무 둘째날 오후 실시된 선거에서 당선된 후 총회가 마무리될 때까지 의장석에 서서 회무를 진행했다. 배 신임 총회장은 “목자의 심정으로 교단을 섬겨 평안한 총회, 부흥하는 총회, 정의로운 총회, 자랑스러운 총회, 희망있는 총회를 이루기 원한다”는 소견을 밝혔다.
총회 마지막 날인 22일 기침 총회는 장소를 이동해 서울 여의도동 회관 신축 현장에서 총회 빌딩 기공 감사예배를 드리며 오류동에서 벗어나 여의도동 시대를 예고했다. 배재인 총회장은 “내부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극복한 만큼 총회 빌딩은 아름다운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재인 총회장은 둘째날인 20일 오후 열린 임원 선거에서 등록 총대 1665명 중 1454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786표를 얻어 총무 유영식 목사와 조찬득 목사(에덴침례교회)를 제치고 당선됐다. 1차 선거에서 득표 수 2/3를 얻지 못해 재선거가 예정됐으나, 504표를 얻으며 2위를 기록한 유 목사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선거는 마무리됐다.
총무 선거에서는 조원희 목사(성광침례교회)가 637표를 얻어 선출됐다. 임기 5년의 총무도 투표 대의원 2/3 득표가 필요했으나, 313표를 얻은 2위 유성채 목사(다사랑침례교회)가 사퇴하면서 재투표 없이 당선됐다. 제1부총회장과 제2부총회장에는 각각 고흥식 목사(수원 영통영락침례교회)와 박종서 목사(부여중앙침례교회)가 추대됐다.
5년째 상정된 여성목사 안수 건은 또다시 부결됐다. 배 총회장은 지난해 토론 없이 투표가 이뤄진 점을 의식해 “5년째 상정되고 있으니 충분히 토론하자”고 선언했지만, 안건 통과 방법조차 결정하지 못하며 부결됐다.
찬성 측에서는 “목사 안수를 주지 않을거면 침신대에 여성 입학을 금지하라”, “유능한 여성 사역자들이 교단을 떠나고 있다”, “로마서에서 여성을 사도로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 측에서는 “우리 교단에 여성 목사가 없는 건 전통”, “안수집사를 장로로 부르는 데 15년이 걸렸는데, 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에게 원죄가 들어온 이유가 하와가 아담의 허락 없이 선악과를 먹었기 때문”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이후 여성목사 안수가 과반수 안건인지, 2/3 안건인지를 표결에 부쳤으나, 두 안건 모두 과반수를 얻지 못해 처리 자체가 무산되면서 여성목사 안수는 부결됐다. 일반 안건이면 과반 통과, 총회 규약 관련 안건이면 2/3 통과인데 두 주장이 첨예하게 맞선 것이다.
이에 앞서 총회 보고서와 주소록이 총대들에게 각각 두 권씩 발송되면서 총회가 한동안 혼란을 겪었다. 이같은 일은 총회준비위원회와 유영식 총무가 각각 별도로 자료집을 만들면서 일어났으며, 유 총무는 자신이 만든 자료 중 자신과 관련된 특별조사위원회 보고에서 해명 내용을 삽입했다. 총대들은 논의를 거듭하다 결국 표결을 통해 유 총무의 자료집을 폐기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밖에 침례교신학대학교 이사회가 총회에서 파송한 이사 3명 중 2명을 거부한 사안에 대해, 거부된 이사들을 다시 파송하기로 결정하면서 학교가 또다시 정당한 사유 없이 이사들을 거부할 경우 이사 전원을 소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