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동성결혼식에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거절한 기독교인들이 법정 소송에 휘말리는 위험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복음주의 지도자가 "신앙인들은 동성결혼식을 위해서 일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이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미국 최대 교단인 남침례교(SBC) 윤리와종교자유위원회(ERLC) 수장인 러셀 무어(Russell D. Moore) 목사는 최근 발표한 칼럼 '결혼식과 신앙양심: 기독교인들은 위선자들인가?(On Weddings and Conscience: Are Christians Hypocrites?)'를 통해서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의 신앙적 양심에 따라서 동성결혼을 기념하는 일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무어 목사의 칼럼은 최근 현지 일간인 '더 데일리 비스트(The Daily Beast)'가 "다른 비성경적인 결혼식들을 위해서는 사진을 찍으면서 동성결혼식에서는 사진을 찍지 않을 거라면 모든 결혼식에서 일하는 것을 거절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위선자로 보이게 될 것이고 기독교인으로서 복음에 누를 끼치게 될 것이다"고 주장하는 글을 실은 데 대한 답변이기도 하다.
앞서 무어 목사는 또다른 칼럼에서 기독교인 사진사에게 "동성결혼식을 촬영하는 것을 정중히 거절하는 것이 옳다"고 조언하면서, "다른 결혼식의 경우에는 따로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고 쓴 바 있다.
이에 '더 데일리 비스트'는 성경에 제시된 비성경적 결혼에 대한 다른 예들을 들면서, "기독교인들은 동성결혼식뿐 아니라 다른 결혼식도 미래의 신랑 신부들이 성경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거라면 결혼식을 위해 일하는 것 자체를 관두어야 한다"고 비꼬은 것이다.
무어 목사는 이 같은 도발에 "기독교인 사진사에게 다른 결혼식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말라고 한 것은 그가 결혼하려 하는 커플에 관해서 조사하거나 알아볼 권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그가 사적으로 조사관을 고용해서 결혼할 사람들의 법적 서류들을 점검해 볼 수는 없는 것이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무어 목사는 동성결혼식의 경우는 이와 달리 "명백하게 잘못되었고 결혼하는 사람들이 누구이든지 간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남자와 남자, 그리고 여자와 여자의 성적 결합은 그 어느 경우에도 도덕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무어 목사는 '더 데일리 비스트'처럼 세상이 성경의 성윤리와 교회 역사를 동원해서 기독교인들을 '위선자들'로 몰아가는 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나라가 법적으로 신앙인들이 자신들의 재능을 죄적이라고 생각되는 결혼식을 위해서 쓰도록 강요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앞으로 이 나라의 법정에서 종교적 양심이 어떻게 보호될 수 있는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