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에서의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인구 절반 가까이는 가장 기본적인 삶의 필요조차도 충족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지 가톨릭 교계가 '가난한 자들의 교회'가 되겠다는 선언과 함께 빈곤층 지원에 나섰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해 부임 이래로 줄곧 강조해 온 "전 세계의 빈곤층과 사회적 소외계층을 위해 헌신하라"는 권면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하나의 움직임으로 보여지고 있다.
인도 가톨릭교회 지도자인 아젠지아 피데스 주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톨릭 공동체는 가난한 이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학교와 다른 교육 시설들을 설립함으로써 그들의 교육 서비스를 개선시키려고 한다"고 전했다.
인도 정부의 의뢰 하에 맥킨지글로벌인스티튜(McKinsey Global Institute)가 수행해 최근 발표한 인도 경제 발전 설문조사 보고서는 이 나라의 빈곤 상황과 관련해 대조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나라 전체적으로 빈곤 지수가 1994년 45%에서 2012년 22%로 감소한 반면, 아직까지도 인구의 56%는 여전히 삶의 필수 요소인 음식, 에너지, 주거, 식수, 위생, 보건, 교육, 사회안전 분야에서 최저의 수준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 보고서는 "우리의 연구는 인도의 주거 시설이 평균적으로 46% 가량 부족 상태에 있음을 밝혀냈고, 이는 사회적 인프라의 불충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한 향후 인도가 이뤄내야 할 다양한 분야에서의 발전 목표를 제시했으며 이 가운데는 일자리 창출, 농업 생산량 향상, 공공서비스 소비 증가 등이 있다.
이 같은 보고서 발표에 인도 가톨릭 주교단은 "우리는 '가난한 이들의 교회'가 되어 이처럼 비인간적인 빈곤과 싸우는 일에 앞장서기 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현재 세계 경제 체제를 "인간을 소외시키는 시스템이자 부당함의 근원"이라고 비판하며 가톨릭 지도자들에게 "빈곤층의 편에 설 것"을 주문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시 "어떻게 나이 든 노숙인이 길에서 죽는 것은 뉴스가 되지 않으면서 증권시장인 2포인트 하락한 것은 뉴스가 될 수 있는가. 굶어죽는 사람들이 있는데 누군가는 음식을 버리는 이 상황을 우리는 지속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오늘날 모든 것은 경쟁과 적자 생존의 법칙 아래 돌아가고 있으며 힘을 가진 자들은 힘이 없는 자들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희생시키고 있다"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교황은 가난한 자들의 고통을 "그리스도가 겪으신 고통"에 비유하기도 했다.
인도 주교단은 한편, 빈곤층 지원과 함께 인도의 사회적 소외계층인 달리트들의 삶의 개선을 위해서도 헌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달리트 계층은 인도 전통 신분제인 카스트 제도의 하위계층으로 3천 년 가까이 사회적 차별과 압제 아래 살아 왔다.
주교단은 노예제도와 강제매춘을 달리트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고통 중 하나로 지목하고 이러한 사회적 차별들을 철폐하고 달리트들의 인권 보호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사회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