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원 목사

하나님에게서 나오는 제3의 말이 있다. 외침이다. 소리침이다. 침묵이나 마주 이야기와는 다른 말이다. 이 외침은 일방적인 말이다. 이해를 구하는 말이 아니다. 서로의 의견을 좁히거나 해결점을 찾자는 말이 아니다. 이것이냐 저것이냐 둘 중 하나를 결단하라는 말이다.

성서에는 끊임없이 이 외침이 나온다. 이 외침이 예언자의 말이다. 그 시대와 역사가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를 벗어나서 생명들의 탄식하는 때, 하나님의 영에 사로잡힌 이들이 소리친다.

"슬프다! 죄 지은 민족, 허물 많은 백성, 흉악한 종자, 타락한 자식들!(사 1:4, 새번역)."

"바벨론이 함락되었다. 벨 신이 수치를 당하였다(렘 50:3, 새번역)."

"망한다! 그들은 권력을 쥐었다고 해서, 날이 새자마자 음모대로 해치우고 마는 자들이다(미 2:1, 새번역)."

이 외침은 더 이상 내 말이 아니라 그대로 하나님의 말이다. 우리가 외쳐야 할 때 외치지 않으면, "돌들이 소리지를 것이다(눅 19:40)."돌들이 소리지리는 때는 이미 늦는다. 돌들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 여기서 소리질러야 한다.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를, 가난한 생명들을 대신해서 저들에게 말이다.

이 외침의 말은 아무나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깊은 침묵으로 하나님과 만난 사람, 그리고 마주 이야기로 세상의 삶을 또렷이 이해한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하나님과 생명들의 뜻을 알기 때문이다. 때문에 하나님에게서 나온 말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 침묵훈련, 그리고 마주 이야기 훈련을 거쳐야 한다. 이 외침의 시대에 우리는 하나님의 진실한 말동무로서 소리칠 수 있는지?

출처: 월간 '새가정'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홍순원목사 #천호동교회담임 #외침 #하나님의말동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