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가 탈북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미국 대북인권 단체인 북한자유연합(대표 수잔 숄티)과 탈북자들이 19일 버지니아 한 한인타운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탈북자 대표 단장을 맡고 있는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치범 관리소 폐쇄와 탈북자들의 최근 활동을 알리고 미국과의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날 동행한 수잔 숄티 대표와 탈북자 김영순(북한민주화위원회 부위원장), 김혜숙(북한정치범수용소철폐운동본부 본부장) 씨는 20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아프리카, 국제보건, 인권 소 위원회가 주최하는 ‘북한의 인권: 도전과 기회들’이란 청문회에 참석, 증언하게 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둘째 부인 성혜림 씨와 절친해 김 위원장의 사생활을 잘 알고 있다는 이유로 관리소에 수감됐던 김영순 씨(75세)는 “미국은 핵을 중단하라고만 외칠 것이 아니라 인권유린을 말해야 한다”면서 냉전시대를 종식시켰던 미국이 북한 정치범 수용소 철폐에도 큰 관심과 협력을 보여줄 것을 호소했다.
김 씨는 “젖먹이를 놔두고 밤에 기습한 사람들에 의해 영문도 모르고 끌려갔다”며 “수용소에서는 3평 짜리 방에서 7식구가 함께 살았다. 기어다니는 것, 날아다니는 것은 죄다 잡아먹고 생 뱀을 잡아 껍질만 벗기고 먹는 사람도 있다. 독 풀도 상관하지 않고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먹었다가 병이 걸린 사람도 많다. 피부가 가뭄 논 바닥처럼 갈라지는 병에 걸린 사람은 길을 메워도 남을 정도”라고 했다.
탈북자들은 20만이 넘는 수감자들이 관리소 생활을 하며, 인권유린과 학대를 겪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세계인 특히 미국의 관심이 필요함을 호소했다.
2년 전 탈북한 김혜숙 씨는 13세 때 이유도 모른 채 관리소로 끌려가 28년 간 수감됐다가 2002년 풀려났다. 김 씨는 “풀려난 후에야 할아버지가 월남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친척을 통해 들었다”며 “지금도 정치범 수용소에 있는 가족들 생각에 한국에 있어도 한국에 있는 것 같지 않다. 세계가 떠들어서 북한 인권에 대한 인식이 생기고, 정치범 수용소가 하루 빨리 철폐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영순 씨는 70년 대 당시 상황을 전하며 기독교인들에 대한 소식도 전했다. 그는 “목사, 장로 가족들은 용평리, 평전리에 위치한 제 15호 요덕수용소에 주로 수용됐었다”면서 “요덕 수용소에서 있으면서 제 15호 관리장으로 잠시 일할 때가 있었는데, 목사, 장로 가족이라는 이유로 붙들려온 사람들은 불평 한 마디 안하고 일을 했다. 그 곳에만 약 2만명 수용돼 있었다”고 했다.
탈북자들은 전쟁 및 북한 내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관리소 수감자들이 1차로 몰살되게 돼 있다며 미국 및 국제 사회가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호소했다.
북한자유연합 대표단과 탈북자들은 20일 청문회 후 21일, 국무부를 방문해 관리들과 면담한 후 북한 자유운동을 위한 모금 콘서트를 갖는다. 이후 22일 워싱턴 중국 대사관 앞에서 탈북자 보호와 구출을 위한 국제 시위를 열게 된다. 이 시위는 세계 13개국 25개 도시에서 정오에 맞춰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