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 서울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세계복음연맹(WEA·총재 제프 터니클리프) 총회가 연기됐다.
WEA 국제이사회도 11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금년 한국에서 예정된 총회를 치르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이 같은 소식을 알리게 되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 같은 결정과 관련해 제프 터니클리프 총재는 같은 날 뉴욕본부에서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와 인터뷰를 통해 연기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터니클리프 총재는 "최근 몇 달간 한국 상황에 교회 내의 분열 등의 어려움이 다소 있었다. 이로 인해서 기독교 일치에 중점을 두는 총회를 실제로 개최하는 데에 어려움이 발생했다"면서 "한국교회는 내부적인 문제들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었고 총회를 열기 전에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분열의 문제는 "사실상 단체 간에 발생한(organizational in nature)" 문제라며, 한국교회의 본질적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터니클리프 총재는 "사실 대부분의 한국 기독교인들은 스스로를 복음주의자로 여기고 있다"며 "모두의 신앙의 핵심에는 비슷한 신념이 있고, 비록 선호하는 것이나 스타일은 다를 수 있지만 그것은 신학의 차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총회의 한국 주최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홍재철)와도 연기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충분히 논의했으며, 서로가 상황을 이해하고 동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터니클리프 총재는 또 "한국교회가 연합해나가는 데 있어서 직면하고 있는 도전들에 대한 인식이 더 커지고 있었고 우리는 해결책을 찾고자 했다"면서 "그러나 총회가 8개월 앞으로 다가왔고 준비할 것이 너무나 많은 상황이기에 우리는 한국의 형제 자매들이 이러한 도전들을 해결하면서 총회라는 큰 행사를 같은 해에 동시에 치르기에는 시간적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터니클리프 총재는 "이번 총회는 앞선 그 어느 총회보다도 더 많은 준비가 이뤄지고 있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WEA가 총회 장소와 관련해 좀 더 고민해 볼 것이지만, 한국을 배제한 것은 아니라며 총회를 연기한 것은 "준비를 위한 시간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총회 장소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접근성이 높고 적절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곳으로 찾아야 할 것이고, 또한 많은 나라들이 비자 취득이 어려우므로 이러한 문제들도 고려해야 한다"고 터니클리프 총재는 덧붙였다.
앞서 WEA 국제이사회는 총회 연기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며 "한국교회의 열정적 비전에 감사한다"며 "복음주의 리더십의 새로운 연합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터니클리프 총재는 "이 모든 일은 예수님께서 요한복음 17장에서 하신 기도를 생각나게끔 한다"며 "예수님께서는 2000년 뒤를 내다보셨고 우리가 하나되고 세계가 그 분을 알게 되기를 기도하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해 "이는 또한 우리 모두에게 기독교 일치는 도전적 과제임을 다시금 상기케 한다"며 "나는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와 마찬가지로 이 기도를 삶으로 드러내길 원한다는 것을 믿고 있으며 우리는 성령께서 우리를 인도하시고 예수님의 이 기도에 즉각적으로 응답하도록 이끌어주시기를 기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