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족 개념의 선교 시대를 맞아 우리가 알지 못했던 종족, 알아도 갈 수 없거나 가지 않았던 종족들을 찾아가는 사역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미전도종족 선교는 한국교회가 우선적으로 할 사역이 아닌 본질적으로 마땅히 해야 할 사역입니다.
미국 남침례회 국제선교부(IMB) 신기황 목사는 최근 기독일보과의 인터뷰에서 "하나님께서 선교의 때를 우리에게 허락하셨다면 바로 지금이 가장 좋은 때일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미전도종족 사역에 관심을 갖고 전략적으로 사역할 것을 요청했다. IMB가 1월 중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1만1256개 종족 중 복음주의 신자가 2% 미만인 미전도종족은 3084개 종족으로 나타났다. 이 중 10만 명 이상인 종족만 353개이며, 전세계 약 1억 9천 명은 복음을 들을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신 목사는 "이주가 활발한 지금 세계선교는 지역적 개념을 뛰어넘는다"며 "모든 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나면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알 권리가 있는데, 3천여 미전도종족은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사람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이유에서든 미전도종족은 자신들의 권리를 놓치고 있고, 그 누군가는 의무를 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 남은 과업을 위해 2만5천여 한국 선교사들이 누구를 위해 사역하고 있는지 질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복음화율이 높은 국가도 자칫 기독교가 제도화되고 세속화되면서 교회 공동화, 탈기독교화 현상을 겪은 후 다시 복음화율이 떨어진다"고 말하며 "하나님이 제일 바쁘게 움직이는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답은 없지만 굳이 대답하면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신 목사는 "내가 바쁘게 움직이면 하나님도 바쁘게 움직이신다"며 "대도시에서 만나기 쉽지만 잊혀지기도 쉬운 미전도종족을 위한 우리의 역할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선교를 위해서는 '하나님의 비전 공유'가 가장 중요하다며, "하나님의 비전을 품은 전세계 40여 개 선교단체와 30개 대형교회들이 2003년부터 남은 과업을 완수를 위해 열심히 사역한 결과 5만 명의 미전도종족이 줄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 목사는 "한국교회는 미전도종족을 잊어버린 것 같다"면서 "미전도종족을 잊을수록 한국교회는 더 힘을 잃을 것이다. 하나님의 마음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선교현장에서 '복음'을 최우선 가치에 둬야
지역교회 역량, 창조적 접근, 독립성 필요해
남은 과업 완수를 위해 그는 "'복음'이 선교현장에서 최우선 가치가 돼야 한다"며 "구제, 학교, 유치원 등의 사역을 하더라도 사역의 이유와 내용이 복음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예수를 믿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열매가 생기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남은 과업 사역에는 '창조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거리가 너무 멀거나 벌레, 독화살 등의 위험이 있는 지역에서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종족 복음화를 이룰 수 있다. 선교사 신분 이외에 종족에 접근할 수 있는 직업이 120여 가지나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선교가 활성화 되려면 '지역교회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인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선교현장으로 달려가거나 선교에 동참할 수 있는 교인들이 많아야 한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고백 위에 세워진 교인들의 선교적 은사와 자산을 활용하면 한국 어디에서도 (외국인 전도를 통한) 세계선교가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 목사는 선교현장에서의 '독립성'도 언급했다. 그는 "선교현장에 한국교회 등 외부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언제까지나 지원할 수는 없다"며 "분명한 계획이 없는 지원은 한국선교의 독립성을 떨어뜨리고, 건물, 학교 등을 세운 뒤 선교사가 소유권을 주장하는 잘못된 경우도 생길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 선교사들의 현장 사역이 제대로 디브리핑 돼야 할 것"이라며 "지원 교회나 선교 본부는 건축 모금은 어떻게 했는지, 건축이 지역 복음화에는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등에 대해 항상 물어보고 재생산 할 수 있는 교회 및 사역 현장이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기황 목사는 미국 침례교신학대학원을 졸업하자마자 IMB에서 1993년부터 2005까지 미국 내 소수민족들을 위한 교회개척 사역을 전담했다. 현재 그는 소수민족교회와 아시안교회 등을 선교에 동원하여 '선교적 교회'가 되도록 돕고 있다. 태어난 지 10달만에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 됐으나, 전 세계 선교현장을 누비며 선교적 삶을 살기 위해 항상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