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병기 법안이 전 미주로 확산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버지니아주에서 역사적인 동해병기 법안(HB 11)이 주의회를 통과하면서 뉴욕 뉴저지와 LA, 애틀랜타 등 한인들이 많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동해표기 법안을 통과시키자는 목소리가 퍼지고 있다.
특히 이같은 운동은 미국의 정치인들이 앞장서고 이를 한인사회가 후원하는 풀뿌리 운동식으로 전개되는 양상이어서 주목된다. 뉴욕주 토비 스타비스키 상원의원과 에드워드 브라운스테인 하원의원은 7일 나란히 '교과서 동해병기 법안'을 상하원에 발의했다.
또 뉴욕주 그레잇넥의 미셸 쉬멜 하원의원도 이날 모든 새로운 교과서에 동해 병기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뉴욕과 뉴저지 코네티컷 등 대뉴욕지구를 관할하는 뉴욕한인회(회장 민승기)는 '교과서 동해 병기법안 추진위원회'를 발족, '교과서 동해병기 법제화'에 강력히 힘을 싣기로 했다. .
뉴욕한인회는 "버지니아주에서 동해병기법안이 상하원을 통과하는 개가를 올린데 이어 뉴욕 지역 정치인들이 동일한 법안을 발의한만큼 한인사회 차원에서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의원들에게 힘을 실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저지의 고든 존슨 의원 등 역시 친한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동해 병기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어서 한인사회도 한층 고무된 분위기다.
뉴욕주의 경우 '동해 법안'이 지난 2012년 상원에서 처음 발의된 바 있다. 토니 아벨라 상원의원은 그해 2월 뉴욕한인학부모협회 최윤희 회장 등 임원들과 면담을 갖고 '동해 표기 법안'을 주의회에 안건으로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아벨라 의원의 발의는 동해 병기가 아니라 동해 단독표기라는 점에서 주목을 모았다.
뉴저지에선 연방의회의 거물급 정치인들이 동해 표기에 대한 목소리를 오래전부터 높여 왔다. 빌 파스크렐 연방 하원의원은 지난 2012년 4월에 지리 명칭에 대한 표기 권한을 갖고 있는 지명위원회(USBGN)에 서한을 보내 "일본의 식민 지배 시기에 아시아 본토와 일본 사이의 바다에 관한 명칭을 일본해로 하게 된 만큼 이에 대한 정책을 재고해 달라"는 편지를 보내고 7월엔 미 국무부에 같은 취지의 요청을 하는 등 동해 표기의 선봉에 나선 바 있다.
같은 달 스티브 로스맨 연방하원 의원도 미국지명위원회와 국제수로국에 동해 표기로 해야 한다는 서한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당시 로스맨 의원은 시민참여센터 사무실을 찾아와 "한인들의 염원인 동해를 적극 지지한다. 일본해는 과거 일본이 한국을 침략해 억지로 바꾼 이름이기에 지지할 수 없다"는 서한 사본을 전달하기도 했다.
미주 최초의 위안부소녀상이 있는 캘리포니아 정가에서도 버지니아의 동해병기 법안 통과에 깊은 관심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져 한인사회의 동해 찾기 운동은 전국적인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와 함께 기존의 동해 법안이 '단독 표기' 혹은 '일본해와 병기' 중 하나로 통일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 뉴저지의 많은 한인단체들은 그간 동해 단독 표기에 무게를 두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Yes East Sea, No Sea of Japan' 티셔츠를 보급하며 '동해 캠페인'을 벌여온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협회 공동회장은 "특정 국가의 이름을 포함하지 않은 '동해' 표기는 아시아의 동쪽이란 의미에서 일본해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동해병기의 전략적 접근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