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사장 홍정길 목사)이 4일 발표한 '2013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에서 한국교회 신뢰도는 5점 만점에 2.62점으로나타나 일반인들의 신뢰는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 '사회봉사활동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종교' 중 기독교41.3%로 가톨릭교(32.1%), 불교(6.8%)보다 높게 나타났으나 '종교기관의 신뢰도'에서는 가톨릭교(29.2%), 불교(28.0%), 기독교(21.3%) 순으로 기독교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특히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언행일치가 되지 않아서(24.8%)', 교회 내부적 비리/부정부패가 많아서(21.4%)', '타종교에 대해 비판적/배타적이어서(10.2%)', '선교활동이 지나쳐서/강압적으로 전도해서(10.0%)'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기독교학술원 원장 김영한 박사(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 대표)는 "한국교회가 초창기에는 의신득의(以信得義)로 출발했지만 '의신득의'로서 끝나서는 안된다"며 "의신득의라고 하는 것은 성화(聖化)로 열매를 맺어야 한다"고 밝히고, 그 예로 루터보다도 거의 27년 후배였던 칼빈은 믿음에서 더 나아가서 '성화'의 삶을 강조한 사실을 전했다.
김 박는 "신약성경에 보면 야고보서가 나온다. 야고보서에는 '행함의 믿음'이 나오는데 이렇듯 진정한 믿음이라고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열매가 있는 것이다"며 "이런 의미에 있어서 한국교회가 이제는 입으로만 교리로서 고백하는 신앙의 차원을 벗어나서 삶으로, 행동으로 믿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한 박사는 "구원 얻은 것을 행함으로 입증하는 성화의 신앙, 그것이 바로 성숙한 신앙이다"며 "바로 이러한 성숙한 차원으로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한다. 이렇게 돼야만 사회로부터 신뢰를 찾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너무나 믿음만 강조하다 보니까 삶이 따라오지 않는 것이다"며 "본 회퍼의 '나를 따르라'는 책에서 보면 '값싼 은혜(Cheap grace)'라는 표현이 나온다. 예수그리스도의 은총을 그렇게 남대문 시장의 싸구려 상품처럼 취급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값싼 은혜가 아니라 '제자됨의 대가(The Cost of Discipleship)'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며 "구원을 얻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다. 주님의 제자가 되는 데는 자기헌신과 희생이 필요하다는 말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경에서 부자 청년은 율법을 다 지켰지만 예수님께서는 한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며 '네가 가지고 있는 재물을 팔아서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주고 너는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나 부자 청년은 재물이 많아서 근심해서 갔다"며 "주님의 제자가 되는 데는 '제자됨의 대가(The Cost of Discipleship)'를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박사는 "이 부분이 한국교회에, 성직자들에게 부족하다"면서 "성직자들이 부족하니 그런 성직자를 교인들이 따라가니 교회가 신뢰도가 낮아지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것은 다시 한번 발견하면서 날마다 나 자신을 부인하고 주님을 따라가는 자기 부인의 삶을 회복해야 한다. 그것이 청교도의 삶이다"고 전하며 "청교도들의 삶이라고 하는 것은 항상 자기 자신을 자제하는 '세계 내적 금욕주의(innerweltliche Askese)'의 삶이다. 금욕은 금욕인데 일상생활 안에서 금욕을 한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박사는 "날마다 말씀 안에서 자기 자신을 절제하고 규제하고 자기를 부정하는 그러한 삶. 이러한 삶이 십자가의 삶이다"고 역설하고 "신앙을 너무 번영과 성공위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날마나 나 자신을 조금이라도 부정하고 그리스도 때문에 손해볼 수 있는 삶, 이것도 얻고 저것도 얻는 성공지향적인 신앙이 아니라 예수 때문에 오늘도 이웃을 배려하는 그러한 삶을 한국교회가 산다면 오늘날 기독교 신자나 교회에 대한 비판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