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다보스 포럼에서 중·일간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역사적으로 일본이 중국에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를 되돌아보라"며 맹비난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요구받자 "1차대전 이전의 영·독관계를 말하느니 1차대전 이전과 근현대사에서 일본이 중국에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직시하라"고 비판했다.
친 대변인은 "거울로 삼아야 할 것은 일본 군국주의의 대외 침략과 식민통치의 역사"라면서 "일본의 파시스트 전쟁이 중국을 포함한 피해국 인민들에게 엄청난 재난을 끼친 점을 거울로 삼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 대변인은 또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 대해 "추도의 대상은 일본 군인들뿐 아니라 세계의 모든 전쟁 희생자들"이라고 강변한 데 대해서는 "A급 전범은 동양의 나치"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일본 지도자가 난징대학살 피해자의 후손이거나 강제동원된 위안부나 노동자, 731부대 생체실험 희생자들의 후손이더라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겠느냐"면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중·한 양국 인민의 감정을 상하게 할 의도가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친 대변인은 1차대전 이전의 영·독 관계를 말하기 전에 갑오전쟁(청일전쟁)과 한반도의 식민통치, 러일 전쟁, 파시스트 전쟁을 돌아보라"면서 "이것이 살아있는 교과서가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왜 가까운 것을 버리고 먼데서 찾으려고 영·독 관계를 거론하느냐"고 비판했다.
친 대변인은 중일 간 정상회담 가능성과 관련, "일본 지도자 스스로 행동으로 지도자간 대화의 문을 닫았다"면서 "그가 해야할 일은 잘못을 인정하고 태도를 바꿔 실질적인 행동으로 관계개선에 나서는 것"이라며 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중국 군비의 공개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투명도를 높여야 할 곳은 일본"이라면서 "평화헌법 수정 등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