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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여왕' 김연아(24)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마지막 리허설을 기분좋게 시작했다.

김연아는 4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의 고양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피겨스케이팅챔피언십 2014' 겸 제68회 전국남녀종합피겨선수권대회 시니어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80.60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김연아가 받은 점수는 비공인 세계 신기록이다.

국내 대회라 사실상 1위가 예견돼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런만큼 순위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김연아가 마지막 리허설 무대에서 얼마나 좋은 컨디션을 보이느냐에 관심이 쏠렸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단 한차례의 실수도 없이 완벽한 연기를 해냈다.

이날 김연아는 가장 고난이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벽하게 소화한 뒤, 트리플 플립도 깔끔하게 뛰었다. 첫 리허설에서 실수가 있었던 더블 악셀도 전혀 문제없었다.

스핀까지 완벽하게 소화한 김연아는 지난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자신이 세운 역대 최고점(78.50점)을 뛰어넘는 점수를 받았다. 김연아가 완벽한 연기를 펼치자 국내 대회인 만큼 80점이 넘는 후한 점수가 따라왔다.

쇼트프로그램 점검을 무사히 마친 김연아에게 프리스케이팅이 '진짜 리허설 무대'다.

오른 중족골 부상 탓에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에 나서지 못한 김연아는 부상 여파로 경기를 치를 체력이 부족하다며 이를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지난해 12월초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김연아는 짧은 쇼트프로그램에서 체력적인 문제를 보이지 않았지만 4분여 동안 연기하는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체력 탓에 아쉬운 연기를 보였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다 넘어진 것이 가장 큰 실수였지만 김연아가 신경을 쓰는 것은 연기 후반부였다.

김연아는 당시 체력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탓인지 프리스케이팅의 가장 마지막 구성요소인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회전수가 부족해 레벨1을 받는데 그쳤다. 평소대로라면 김연아가 레벨4를 받는 스핀에서 레벨1 밖에 나오지 않았다.

김연아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를 마친 후 "아직 실전에서 여유있을 만큼 체력이 올라오지 않았다. 100%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문제를 느낀 김연아는 이후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체력을 끌어올리는데 신경을 썼다.

이번 대회에 앞서 진행된 공개 훈련에서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의 모든 구성요소를 꼼꼼하게 체크했다. 이전에는 대회 직전 훈련 때 점프만 체크했던 김연아다. 이는 프리스케이팅에서도 문제없을 정도로 체력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공개 훈련 때 김연아는 빙판 위를 계속 활주했는데 이에 대해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그런 훈련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5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은 김연아가 그간 끌어올린 체력을 실전에서 시험해 볼 기회다. 체력이 부족해 스핀을 완벽하게 하지 못했던 김연아의 '진짜 리허설'인 셈이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을 마치고 "쇼트프로그램은 체력 부담이 없다. 쇼트프로그램을 무난히 마쳤으니 프리스케이팅도 잘 해야한다"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때보다는 체력이 올라왔다. 프로그램도 익숙해져 체력 소모가 적다. 실전에서 긴장하면 체력 소모가 많아지는데 내일 실전에서 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프리스케이팅에서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때 레벨을 낮게 받았던 구성요소들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점프 실수가 나와도 마지막까지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연아는 지난해 1월 이 대회에서 완벽한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친 것이 같은 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실수없이 연기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한 바 있다.

김연아가 '진짜 리허설'인 프리스케이팅에서 좋은 기억을 남긴다면 소치동계올림픽에도 한층 자신감을 가갖고 나설 수 있다.

지난해 기억을 떠올린 김연아는 "지난해 1월 종합선수권대회에서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완벽하게 한 것이 3월 세계선수권대회 때 도움이 됐다"며 "내일 좋은 경기를 한다면 자신감이 커질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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