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는 9·11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에게 경의를 표시하는 것과 똑같은 행위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미국의 한 국제관계 전문가가 경고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 매체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데니스 핼핀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연구원은 이 언론에 보낸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가 미국과의 관계를 훼손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AP/뉴시스

핼핀은 기고문에서 "250만 명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모든 미국인의 주목을 받는 이름이 하나 있는데 그는 바로 진주만 공습을 명령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라며 "2400명의 미국인이 목숨을 잃은 그 공격은 2001년 9·11 테러가 일어나기 전까지 미국 영토에 대한 최악의 공격이었다"며 주장했다.

그는 또 프랭클린 루즈벨트 당시 미국 대통령은 "이 공격은 불명예로 역사에 길이 남게 될 것"이라고 선포했다며 현시대 미국인들이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은 사실이지만 도조의 이름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베가 빈 라덴과 똑같은 도조에게 경의를 표시하는 것을 미국인이 못 본체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핼핀은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참배 계획으로 미 의회 연설계획이 무산되는 등 대가를 치렀음을 덧불였다.

고이즈미는 방미 일정 이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계획이었고, 고이즈미의 이런 계획을 알게 된 헨리 하이드 당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이 고이즈미의 미 의회 연설을 반대하고 나섬에 따라 연설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핼핀은 "아베 총리가 올 한해 경제 분야에서는 놀라운 업적을 쌓았지만 국제적으로는 국수주의로 더 유명하다"며 "이번 야스쿠니 참배가 미국에서의 그의 입지를 손상시키지 않겠느냐"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밝힌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베 총리의 지난달 26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 직후 주일 미국 대사관과 국무부는 잇따라 발표한 성명에서 '실망스럽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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