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도자 김정은 노동당 제1 비서의 지시를 받은 군대와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측이 올가을 외화벌이 주 소득원인 석탄, 조개, 꽃게 등의 관할권을 두고 한 차례 무력 충돌이 벌어졌고 이 교전이 장성택 처형의 발단이 됐다고 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가 23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한 익명의 관계자는 이 신문에 군부대가 김정은의 지시로 장성택이 관할하는 수산부업기지(어장)에 가서 이 기지의 관할권을 내놓으라고 했고 이 과정에서 대치한 장성택측 부하들과 교전이 벌어져 수척하고 훈련을 받지 못한 김정은 부대가 장성택측 부하들에게 참담히 패했다고 밝혔다.
이 군부대의 참패가 장성택이 군 통수권 및 줄어들고 있는, 김 왕조의 중요한 수익원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본 김정은에게 인내의 한계를 넘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김정은은 더 많은 병사을 다시 보내 결국 장성택측을 굴복시켰고 곧 장성택의 핵심 측근 2명(북한 노동당 행정부 이용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이 소총이 아니라 대공 기관총으로 공개 처형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김정은과 장성택 간 권력 암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번에 밝혀진 사실로 김정은이 권력을 공고화했고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했지만, 양측의 교전은 북한이 벌어들인 외화가 누구 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을 두고 북한 지도부 내 분열을 보여준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23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 출석해 장성택 숙청 배경과 관련해 권력 투쟁 과정에서의 숙청이 아닌 이권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비화된 사건이라고 보고했다.
익명의 관리들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회 전체회의에서 보고된 내용에 따르면 북한 서해 한 어장에서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에 교전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이 어장은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꽃게와 조개가 많이 나는 어장으로 특히 중국으로의 수출을 통해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어장, 군수공장, 무역회사의 수익으로 군대에 식량을 지원하고 북한 고위 간부가 김정은 가족들에게 뇌물을 줄 수 있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2년 전 김정은은 집권하면서 군의 어업권과 통상권 일부를 장성택에게 넘겼고 장성택은 군의 경제력을 줄이는 주요 제안자로 알려졌다.
장성택은 석탄, 꽃게, 조개 등 많은 관할권을 갖고 있어 고조된 양측 간 긴장이 교전으로 비화됐다. 지난 가을 서해 군부대로 시찰을 간 김정은은 병사들의 영양 상태가 나쁜 걸 보고 장성택에게 어장 관할권을 군에게 돌려주라고 지시했다고 이 신문은 자유아시아방송의 기사를 인용, 보도했다.
한국과 미국 관리들은 김정은이 보낸 병사 150명이 어장에 갔을 때 장성택 부하들이 장성택의 허락 없이 관할권을 내놓지 않겠다며 저항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양측 대치가 교전으로 확대돼 병사 2명이 숨지고 김정은의 부대가 참패했다고 전했다. 장성택의 몰락에 이 교전이 얼마나 크게 작용했는지 알 수 없지만, 김정은이 이 교전에 크게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