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칠레)=AP/뉴시스】 칠레 환경운동의 간판 주자였던 70대 마푸체 원주민 지도자가 10여년 동안 반대 운동을 펼쳐왔던 한 인공호수에 떠 있는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칠레 경찰은 사망 원인을 사고사로 추정하면서도 현재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 발표했다.

73세의 니콜레사 퀸트레만은 최근 거의 시력을 잃은 상태여서 검찰의 카를로스 디아스 검사는 "아마 발을 헛디뎌 호수 속에 빠져서 익사한 것 같다"고 말했다.

퀸트레만은 실종된 지 하루 만인 24일 발견되었으며 법의학 부검팀은 시신을 25일 가족들에게 인도해 27일의 장례식에 대비하게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에 따라 알토 비오비오 지역에서는 이날을 애도의 날로 공식 선포했다.

퀸트레만은 여동생 베르타와 함께 남부 칠레의 이 산악지대에 인공 수력발전 댐을 건설하는데 대해 반대 투쟁을 벌여와 전국적인 유명 인사가 되었다. 칠레의 환경보호법이 허술하던 시기에 유럽의 전력회사 엔데사를 상대로 대중적 환경 보호 투쟁을 이끌어왔다.

동생 베르타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언니가 호수에 빠져 다시는 돌아올 수 없게 되었지만 그래도 이 전력회사는 모든 개발 사업을 중지하고 떠나야 한다. 언니가 평생 지칠줄 모르는 투사로 살아온 덕에 모든 것이 서서히 개선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떠나버렸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이 지역 주민들은 처음에는 단결해서 싸웠지만 차츰 수몰지대 윗쪽의 소유지를 전력회사에 팔고 떠나기 시작했으며 결국 니콜레사 퀸트레만도 2002년에 자신의 조그만 땅과 9마일 떨어진 좀더 큰 땅을 팔지 않알 수 없었다.

당시 니콜레사는 "내 편이라고 하던 사람들이 다 나를 버렸다. 그들이 버텨주었으면 나도 땅을 팔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에두아르도 프레이 대통령의 정부가 허가해준 인공댐 건설은 마푸체 인디언들의 골짜기를 수몰시켰으며 칠레의 경제 건설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가 들어서게 되었다.

그러나 퀸트레만 자매는 끝까지 환경보호 투쟁을 그치지 않고 더 남부 지역의 다른 댐 건설 반대 운동에도 앞장섰으며 전 세계의 환경단체들이 가세해 공사중지 법정투쟁을 벌이는데 기여했다.

그들이 반대하는 사업 중에는 전 세계에 마지막 남아 있는 원시림과 강들의 자유로운 흐름을 막고 숲 속에 수천 마일에 걸쳐 고압 송전선을 건설하는 '하이드로 아이젠 개발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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