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연합감리교(UMC)에서 두 동성애자 목사들이 결혼식을 올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시애틀의 두 레즈비언 목사인 조앤 브라운과 크리스티 뉴빌이 지난 7일 결혼식을 올린 것이 최근 현지 언론들을 통해서 보도됐다.
브라운 목사와 뉴빌 목사는 각각 교회를 맡아 목회하고 있으며, 결혼식 역시 브라운 목사의 교회에서 다른 사역자들과 어린이를 포함한 교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이들의 결혼은 파트너가 있고 동성애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자에게 성직을 허용하지 않는 교단법을 거스른 것이어서 이들은 곧 목사직이 박탈되는 '면직처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브라운 목사와 뉴빌 목사는 "우리의 영원한 사랑을 위해 결혼하기로 결심했으며 이로 인해 결코 목사직을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며 교단에 맞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더 나아가 "앞으로 동성애자들이 자신들의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말했다. UMC는 목회자가 동성결혼식을 집례하는 것 역시 교단법으로 막고 있다.
한편, UMC에서는 앞서 또다른 목회자인 프랭크 섀퍼 목사가 6년 전 자신의 동성애자 아들의 결혼식을 집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목사직을 박탈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일부에서는 브라운 목사와 뉴빌 목사가 이 같은 교단의 결정에 항의하는 뜻에서 결혼식을 감행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브라운 목사는 "나는 (섀퍼 목사와 관련해서) 어떤 의견을 피력하고자 결혼한 게 아니다. 우리 교단을 비웃으려고 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단지 이 여성을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했다"고 말했다.
UMC에서는 최근 동성애자 성직과 목회자의 동성결혼 집례 허용 문제로 인한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교단 내 진보주의자들이 정책 변화를 요구하며 교단법에 도전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섀퍼 목사의 면직처분도 교단법상 적법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반대하는 지도자들과 교인들은 교단에 그의 목사직 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브라운 목사와 뉴빌 목사 역시 목사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를 둘러싼 갈등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