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을 세번이나 역임한 길자연(사진) 왕성교회 원로목사가 17일 한국기독교총연합(대표회장 홍재철 목사)의 모든 공직을 전격 사임했다.
길 목사는 이날 이날 <국민일보>에 게재한 성명서를 통해 "본인은 금일자로 2014년도 WEA(세계복음연맹) 준비위원장, 선거관리위원장 등 한기총의 모든 공직을 사임하는 바이며, 향후 본인이 소속된 교단의 입장과 궤를 같이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길자연 목사는 성명서에서 먼저 "한기총은 고(故) 한경직 목사님과 함께 교계 원로들이 북한 공산주의와 그릇된 사회복음주의로부터 한국교회를 지키고, 나아가 한국교회의 부흥과 발전을 위하여 설립한, 한국교회 최고의 연합기관이다"면서 "지난 24년 동안 한기총이 교회와 사회에 많은 공헌을 하였음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라고 한기총의 정체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작금에 이르러 석연치 않은 한기총의 행보에 심심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한기총은 한국교회의 연합기관이지 이단의 해제를 주된 업무로 하는 기관이 아니다. 물론 한기총 내에 이단대책위원회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이단으로부터 한국교회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구이지 이단의 해제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기관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특히 길 목사는 "한기총 소속 교단의 동의가 없이 한기총 단독으로 '이단성이 없다' 하여 이단을 해제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신앙과 신학적 입지를 뒤흔드는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따라서 본인은 그 동안의 한기총이 해제한 유○○(류광수) 씨의 이단 해제나 박○○(윤식) 씨의 이단 해제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히며 (한기총이 이단) 해제를 원할 시 한국교회와 각 교단의 합의 하에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후 한기총은 실행위원회를 통해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목사의 이단 해제를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