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관련 정치·사회는 물론 교계까지 각계 진보와 보수 간 갈등과 분열이 심화되는 것을 우려하며 서로 한 발짝 물러나 '합리적인' 진보와 보수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12일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이하 샬롬나비, 개혁주의이론실천학회·원장 김영한 박사)은 '한국사회의 국론 분열의 극복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국정원 댓글사건과 관련하여 정파 간에, 종교인들 사이에, 시민단체들 사이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없이, 서로간의 잘못을 지적하고 싸우는 국론분열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선 불복 심리, 사법부 불신·법치질서자체 불신 반영
사법부 뼈 깎는 자성 있어야…국민 '법치' 부정하면 국가 법질서 무너져
샬롬나비는 "현재 지난 대선에 대해서 불복하는 심리까지 일어나고 있는 것은 불법적인 대선개입으로 의심받는 국정원이나 군만이 아니라 이들을 수사하는 검찰과 사법부까지도 정권에 독립되어 있지 못하다는 많은 국민들의 불신을 반영하고 있다"고 봤다.
이어 샬롬나비는 "정당한 수사와 재판에 대해서까지 불신하는 국민들의 지나친 불신은 우려스럽지만, 이 불신을 제거하려면 그런 불신을 낳게 한 사법부의 뼈를 깎는 자성이 필요하고 검찰수사에 대한 외압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아직 재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현재 많은 국회의원들이 지난 번 대선을 정권이 개입한 부정선거로 단정 짓고,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 같은 종교단체들과 시민단체들이 국정원사태를 민주주의의 위기로 규정하고 박 대통령의 사과와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국가의 법치질서자체를 불신하고, 왜곡된 자신들의 생각을 법적인 판단보다 더 우위에 두려는 위험을 지닌다"고 우려했다.
덧붙여 "사법부보다 더 위에서 사법부를 심판하려 한다면 국가의 법질서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정의의 이름으로 법치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혓다.
대통령, 공정한 법 집행·사법부 독립 보장…반대자에 대해 사법적 응징 안돼
국민, 대통령 권위 존중해야…막말·퇴진 요구는 합리적 비판 벗어난 것
샬롬나비는 "지금 대통령이 할 일은 정부가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사법부의 독립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은 그 동안 정치 불신을 불러온 정부와 여당의 독선과 불통의 정치를 반성하고, 소통과 대화의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고도 요청했다.
또한 "반대자들을 사법적으로 응징하는 공안정국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며 "반대자들의 소리가 성숙한 국민들의 민주적 여론에 여과되도록 맡겨야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샬롬나비는 "국민의 편에서는 국가원수로서의 대통령의 권위는 존중되어야 한다"며 "국가의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에 대해서 반감과 분노를 표현하면서 대통령에 대해서 막말을 하고, 대통령에게 직접 책임이 없는 국정원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으면서 정당한 법적 절차를 통해서 실시된 대선을 부정하고 대통령에게 퇴진까지 요구하는 것은 합리적인 비판을 벗어난 일이다"고 지적했다.
진보진영, 종북세력에 대한 선긋기 있어야…보수진영, 종북논쟁 자제해야
기독교 지도자, '정의의 이름'으로 정죄하는 풍토 바꿔가야
또한 샬롬나비는 "진보진영은 대한민국의 안위를 위협하는 종북세력에 대한 명확한 선긋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진보적인 입장에 있는 이들을 종북이라 할 수 없지만, 이들의 북한에 대한 판단들은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과 대한민국의 안위를 위협하는 종북세력들의 발호를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보수진영이) 이 사건에서 다시 종북논쟁으로 이끄는 것은 갈등만 일으킬 뿐이다"며 "이 점에서 보수진영은 종북논란에 대해서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샬롬나비는 "사회의 화해자로 나서야 할 기독교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좌파·우파로 나뉘어져 서로 의심하고 정죄하고 미워하는 것은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고 그리스도의 사명을 저버리는 것이다"며 "기독교는 더 이상 좌나 우로 편향된 입장에서 나와서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 귀를 기울여 듣고 정의의 이름으로 상대방을 정죄하는 오늘의 한국사회에 '화해와 평화의 새 물결'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