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가 있는 곳에 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믿으세요. 미래는 더 나아질 겁니다."
중국 최대 인터넷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1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근대법학교육 100주년 기념관에서 특별강연을 열고 "문제를 해결하고 변화를 만드는 곳에서 기회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마윈 회장은 "사람들이 불평하는 곳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며 "문제를 해결하고 불평거리를 없애려고 노력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에서는 누구나 다 불평을 늘어놓는다"며 "사람들이 불평할 때마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느라 신난다. 이것이 기회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를 창업할 당시 일화를 소개했다. 마윈 회장도 처음에는 성공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다. 당시 직원 7명은 타오바오에서 거래할 17개의 물건을 인터넷에 직접 올리고 다시 사들였다. 첫 3주 동안 타오바오에 올라오는 물건도 모두 직접 구매했다. 마윈 회장의 집에는 이렇게 테스트 하느라 사들인 물건이 가득 쌓였다.
그는 "지금은 수십억 건의 물량이 타오바오에 올라온다"며 "불평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마윈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가로 성공할 수 있었던 세 가지 비결도 공개했다. ▲부족한 돈 ▲기술에 대한 무지 ▲세우지 않은 계획이다.
그는 "나는 돈이 없어서 한 푼 한 푼 신중히 사용했다"며 "회사를 운영할 때도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들기 전에 머리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술을 잘 몰랐기에 더 나은 엔지니어를 수소문했고 그들의 말을 경청했다"며 "우리 회사 엔지니어들과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고 웃어보였다.
그는 또 "전 세계 80% 사람은 나처럼 기술을 잘 모를테니 최대한 사용하기 쉽고 단순한 기술을 개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이 개발될 때마다 나는 언제나 첫번째 테스터(tester)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도 강조했다.
마윈 회장은 "지난날에는 큰 회사를 만드는 데 모두가 혈안이 돼 있었지만 지금은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회사란 곧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회사"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 사회의 시급한 과제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주머니를 불려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일자리는 정부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것은 우리(알리바바)의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상하이와 베이징 등지에 사는 부유한 사람들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는 일은 쉽다"며 "가난한 사람들이 돈을 벌어 쓰게 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윈 회장이 규정한 훌륭한 기업가는 '상대방의 주머니에 있는 5달러를 어떻게 내 주머니로 가져올까'를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다. 5달러를 50달러로 불린 뒤, 2달러를 빼오는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이다. 즉 가난한 사람들을 부자로 만든 뒤 그 중 일부를 취하는 방법이다.
그는 "중국의 중·서부 지역 농부들은 돈을 많이 벌어 성공하고 싶어 한다"며 "이 사람들을 부자로 만들 수 있다면 우리는 기회를 잡는 셈이다. 이미 성공한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회사를 세운 뒤 14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생각한다"며 "사랑에 빠진 첫 순간을 기억하듯 사업을 시작했을 때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윈 회장은 '인터넷'이 앞으로 중국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인터넷을 활용하며 자란 우리 세대는 아버지와 할아버지 세대보다 더 개방되고 투명하며 자유를 사랑한다"며 "여러분과 같은 젊은 세대는 우리보다 더 기회도 많고 똑똑하다"고 칭찬했다.
그는 이어 "모두가 물과 대기문제 등 환경에 대해 불만을 품는다"며 "불평을 멈추고 기회로 바꿔라. 그런 사람만이 성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 나은 미래가 온다고 믿으며 매일 조금씩 발전하라"라며 "당신의 생각과 이상을 공유하는 동료와 함께라면 더 좋다"고 덧붙였다.
마윈 회장이 강연장에 들어오자마자 학생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사진을 찍는 등 뜨거운 관심을 표했다. 기말고사를 보지 않고 강연을 들으러 온 학생도 있었다. 중국 공영방송국 CCTV와 국내 취재진 등도 열띤 취재 경쟁을 펼쳤다. 마윈 회장의 넉살 좋은 말솜씨에 강연 도중 웃음도 수차례 터져나왔다.
마윈 회장은 '다른 기업을 인수(M&A)할 계획이 없느냐'는 학생들의 질문에 "작은 기업이 스스로 살아남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 기업을 직접 사 우리 밑에 두는 것보다 나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창업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점으로는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해 쉬운 방법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강연에는 서울대 재학생 등 청중 250여명이 몰렸다. 수용가능 인원이 200명인 강연장은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가득 찼다.
마윈 회장은 1999년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를 창립하고 지난 5월부터 회장직을 맡았다. 그는 올해 포브스지가 선정한 중국 8번째 부호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포춘지 선정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리더 8위, 2009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들기도 했다.
알리바바는 지난 1999년 설립된 중국 최대 인터넷 전자상거래 업체다. '어디에서든 비즈니스를 하기 쉽게 만든다'는 기조 아래 14년만에 연 매출 170조원 상당의 정보기술(IT)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알리바바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