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23)가 올림픽 시즌 들어 처음 나선 실전 무대에서 무난한 연기를 선보였다.
김연아는 6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돔 스포르토바 빙상장에서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73.37점을 받았다.
기술점수(TES) 38.37점을 받은 김연아는 예술점수(PCS) 35.00점을 얻었다.
김연아는 62.81점을 얻은 안도 미키(26·일본)를 10.56점차로 제치며 압도적인 차이로 1위에 올랐다.
러시아의 유망주 엘레자베타 툭타미셰바(17)가 58.81점으로 뒤를 이었다.
이날 김연아가 기록한 점수는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23)가 지난 10월말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세운 올 시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최고점(73.18점)을 넘어서는 것이다.
2006~2007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김연아가 이후 국제대회에서 받은 쇼트프로그램 점수 가운데 5번째로 높은 점수다.
김연아는 지난 3월 자신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쇼트프로그램 점수(69.97점)을 넘어서며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20개월만의 복귀전이었던 지난해 12월 NRW 트로피에서 받은 쇼트프로그램(72.27점)보다도 높았다.
이번 대회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둔 김연아가 올림픽 시즌 들어 처음으로 치르는 실전이다.
당초 2013~2014 ISU 그랑프리 시리즈에 나설 예정이었던 김연아는 오른 발목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난 탓에 그랑프리 시리즈 출전이 불발됐다.
김연아는 자신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실전 감각을 점검하기 위해 이번 대회를 선택했다.
김연아가 올림픽 시즌을 위해 마련한 새로운 쇼트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the Clowns)'와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를 처음 선보이는 자리였다.
김연아는 점프에서 한 차례 실수가 있었지만 올 시즌 가장 좋은 쇼트프로그램 점수를 내며 건재함을 한껏 과시했다. 고난도 점프들은 무난하게 소화하면서 부상 우려도 완전히 털어냈다.
3조 세 번째, 전체 15번째 순서였던 김연아는 노란색에 가까운 올리브그린색의 의상을 입고 빙판 위에 섰다.
천천히 연기를 시작한 김연아는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10점)를 깔끔하게 뛰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김연아는 수행점수(GOE) 1.40점을 챙겼다.
트리플 플립(기본점 5.30점)을 완벽하게 뛰어 GOE 1.40점을 더한 김연아는 플라잉 카멜 스핀으로 연기를 이어갔다.
김연아는 전매특허가 된 이너바우어에 이은 더블 악셀을 시도했다. 그러나 착지에서 오른 발이 살짝 미끄러지면서 오른 손을 빙판에 댔다. GOE도 0.80점이 깎였다.
김연아는 흔들리지 않고 레이백 스핀으로 감정의 선을 다시 이었고, 화려한 스텝 시퀀스로 애절한 감정을 고조시켰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감정을 최고조로 몰고간 김연아는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뻗는 동작으로 애절함과 그리움을 표현하며 연기를 마쳤다.
한편 김연아는 7일 밤 프리스케이팅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