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복음주의 지도자이자 풀러신대 명예총장인 리처드 마우 박사가 몰몬경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마우 박사는 최근 유타밸리대학교(Utah Valley University)에서 2천여 몰몬교인 대학생들에게 전한 강연에서 이 같은 언급을 했다.
마우 박사는 지난 10여 년간 미국에서 복음주의 기독교와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 즉 몰몬교와의 대화를 주도해 왔다. 그는 이 날 강연에서 이러한 오랜 대화를 통해서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우리와 몰몬교 사이에) 예수와 그의 사역을 이야기하는 방식에 있어서 공통점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다는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예를 들면 복음주의자들은 종종 몰몬경의 기원이나 조셉 스미스(몰몬교 창시자)의 선지자적 권위에 대한 의문에 초점을 두지만, 우리는 몰몬경의 내용에 주의를 기울이지는 않았다"고 마우 박사는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몰몬경을 읽어보면 많은 교리가 우리 교리와 비슷하게 들리고 사용된 언어도 우리가 말하는 것들과 비슷하게 들린다"고도 이야기했다. 특히 몰몬경 알마(Alma) 7장 14절에 나타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을 예로 들며, "이는 내가 복음주의 기독교인으로서 단언컨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말씀'이다"고도 말했다.
마우 박사는 나아가 몰몬교 지도자인 제프리 R. 홀랜드 장로가 2009년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에 관해 전한 설교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나는 이 설교를 풀러의 학생들에게 보여줬고 그들은 이 설교가 몰몬교의 것인 줄 몰랐다면 빌리 그래함 같은 사람의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마우 박사는 "몰몬교와 복음주의 기독교인은 예수 그리스도에 관해 똑같은 것들(the same things)을 말한다"고까지 말했다.
그러나 마우 박사의 이 같은 발언들은 몰몬교를 정통 기독교로 인정하지 않고 몰몬경 역시 문제시하고 있는 보수 복음주의계의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보수 복음주의 교계는 마우 박사의 몰몬교와의 대화 역시 비판적인 시각에서 평가해 왔다.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신학을 견지하고 있는 남침례신학교 앨버트 몰러 총장 등이 그의 대표적인 비판자들 중 한 명이다.
이 날 마우 박사는 강연 앞 부분에서는 복음주의 기독교와 몰몬교 간의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과 이 나라에 우리를 두셨고 함께 샬롬을 구하라고 부르신다"며, "우리가 함께 일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측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로 특히 종교자유 문제를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 마우 박사는 서로의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복음주의자들과 몰몬교인들은 각자 안에 있는 희망에 관해 나눌 것이 많다"며 "그 희망은 서로가 공유하고 있는 신앙,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능력에 대한 믿음으로부터 온다"고 말했다.
이 날 마우 박사는 삼위일체에 대한 이해와 하나님의 본질, 인간과 하나님 사이의 관계 등의 이해에 대한 교리 차이를 언급하기는 했으나, "우리가 함께 찬양하면 모든 차이들은 학문적인 희귀한 논의거리(academic rarities)로 사라질 것이고 이러한 것들은 함께 정의를 위해 일하고자 하는 우리의 소망을 우선시한다면 아마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고도 말해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