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민주와 평화를 위한 국민동행 창립대회가 열린 서울 흑석동 원불교 서울회관에서 김한길(왼쪽부터) 민주당 대표, 천호선 정의당 대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축사를 위해 자리하고 있다. 2013.11.17.   ©뉴시스

온건 개혁 중도성향을 표방하는 정치권 외곽단체 '민주와 평화를 위한 국민동행(이하 국민동행)'이 17일 창립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국민동행은 권노갑·정대철 상임고문, 한나라당 김덕룡 전 원내대표,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 열린우리당 이부영 전 의장 등 정치권 원로 33인이 주도해 만든 단체로, 여야 간 극단적 대치상황 속에서 '접착제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권노갑·정대철·김덕룡 '원로 3인방'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국민동행은 이날 오후 서울 동작구 흑석동 원불교 서울회관 대강당에서 804명의 발기인이 참가한 가운데 창립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천호선 정의당 대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참석해 국민동행 출범을 축하했다.

김덕룡 전 원내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저희는 누구를 편들거나, 누구를 질타하고 특정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겠다는 게 아니다"라며 "국민동행을 위해서 나름대로 안내자가 되고, 접착제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창립 배경을 설명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 때 여야 후보들은 국민통합을 약속했지만 현실은 이념적 갈등과 여야의 대결 밖에 없어보인다"며 "또 여야가 약속했던 정치혁신이나 경제 민주화는 어떻게 됐느냐"며 비판했다.

그는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을 거론하면서 "옛날 중앙정보부가 공작정치를 했는데 다시 중정이 부활, 공안통치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며 "또 다시 민주와 반민주의 대결정치가 재연되지 않길 기도하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국민동행은 '중도'를 표방하지만 실질적으로 정부 여당에 대한 견제 단체라는 게 핵심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이날 행사에 야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한길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선관련 의혹사건 일체를 특검에 맡기고, 제도개혁은 국정원 개혁특위에 맡기자는 제안을 했는데 박 대통령은 여전히 불통이고 새누리당은 국회선진화법을 들먹이고 있다"면서 "내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오만과 불통의 국정운영, 반목 갈등 정치의 종지부를 찍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박 대통령의 '100% 대한민국'은 진심이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으로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해 미안해하거나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며 "내가 당선됐으니 나만 옳다고 보는 것이다. '짐이 곧 국가'라는 왕조시대의 생각을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대선 당시 국민이 요구한 개혁, 정치가 약속한 변화는 어디갔느냐. 정녕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며 "선거 때는 변화 약속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다시 뒷걸음질 친다. 국민의 삶보다 정쟁에 몰두하는 정치,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다음 정권 탈취에 관심을 갖는 정치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양당 정치를 겨냥했다.

한편 국민동행에는 안 의원에 호의적인 입장을 보여온 민주당 원로인사들도 포함돼 있어 향후 안 의원의 정치세력화와 관련해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한 핵심인사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향후 야권이 힘을 합칠 수 있도록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정인을 지지하는 세력은 절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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