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한 목회자가 조울증으로 인해 자살을 선택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미 교계 원로가 우울감으로 고통 받는 젊은 목회자들에 대한 돌봄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리치몬드 커뮤니티 교회(Richmond Community Church, 버지니아주) 담임인 테디 파커 2세(Teddy Parker Jr.) 목사는 주일예배 직전에 권총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
그의 가까운 친구였던 E. 듀이 스미스 2세(E. Dewey Smith Jr.) 목사는 파커 목사가 조울증으로 약물 치료를 받고 있었지만 가족과 몇몇 지인들 외에 아무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이에 치료를 위한 휴식을 갖지도 못했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 교계에서는 목회자들의 우울증 문제를 보다 공개적이고 적극적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미 교계 원로이자 복음주의 교회의 대표적 지도자인 리처드 랜드 박사(남부복음주의신학교 총장, 前 남침례교 윤리와종교자유위원장) 역시 15일(현지시간) 크리스천포스트에 "목회자들의 우울증은 논의되어야 할 문제이며 이에 대해 우리 목회자들이 이야기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랜드 박사는 특히 "의식적으로 목회자들을 지원하는 그룹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목회는 매우 고독한 일이고 내가 젊은 목회자들에게 늘 조언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목회자가 되어줄 수 있는 사람, 내가 신뢰할 수 있고 내 진짜 기분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을 찾으라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나누면서 "나는 51년을 사역해 왔고 이는 고독한 일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교회에 자기 자신을 위한 목회자를 둘 수 없다. 바로 우리가 목회자이기 때문이다"고 목회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한편 랜드 박사는 또한 '목회자들이 서로에 대해 갖는 경쟁심이 서로를 돌볼 수 있는 관계 형성에 장애물이 된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모든 목회자는 자기 자신을 인도해 줄 사람을 필요로 하지만 이러한 관계를 만들기 힘든 것은 목회자들이 서로와 경쟁하려고 하기 때문이다"며, "이는 우리 사역의 슬픈 진실이다. 나는 모든 목회자들을 사랑하고 그들은 매우 은혜롭지만 대부분이 다른 목회자들에 대해서 경쟁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랜드 박사는 더불어 젊은 목회자들의 건강한 사역을 위한 개인적인 조언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먼저 "하나님에 대한 의무 다음으로 아내에 대한 의무를 다하라"며 가정에 충실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다시 한번 "자기 자신의 목회자가 되어줄 목회자를 찾을 것"을 강조했으며, 마지막으로는 "긴장을 풀 수 있는 자신의 시간과 장소를 가지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