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을 한 개그맨과 가수 등 유명 연예인 6명이 재판에 무더기로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윤재필)는 14일 맞대기 도박과 사설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통해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혐의로 연예인 이수근(38)·토니안(35·안승호)·탁재훈(45·배성우)씨를 불구속기소 하고, 앤디(32·이선호)·붐(31·이민호)·양세형(28)씨를 약식 기소했다.

검찰은 또 도박장을 개설하거나 도운 A씨(40·연예인 안무가)와 전직 연예인 매니저 B(32)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2013년 8월 9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 '원라이프' 언론시사회에서 나레이션을 맡은 개그맨 이수근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조사 결과 이수근씨는 지난 2008년 12월부터 2011년 6월까지 모두 3억7000만원 상당의 판돈을 걸고 맞대기 도박에 참여했다.

토니안씨는 2009년 5월∼2012년 3월 맞대기 방식과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서 모두 4억원 상당의 상습 도박을 했고, 탁재훈씨는 2008년 2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총 2억9000만원 상당의 맞대기 도박에 참가했다.

앤디씨는 2010년 6월부터 9개월간 4400만원 상당의 판돈을, 붐씨는 2010년 5월 이후 8개월에 걸쳐 3300만원 상당을 각각 불법 도박에 썼다. 양세형씨도 2010년 6월부터 1년여동안 2600만원을 걸고 도박에 참가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중순 불구속 기소된 연예인 공모(44)씨는 2008년∼2011년기간동안 맞대기 도박자금으로 17억9000만원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도박장을 개설한 업자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연예인 등에게 스포츠 경기를 지정해 베팅을 권유하면 도박참가자들은 경기 시작 전까지 승리 예상 팀에 일정한 돈을 베팅했다.

경기 승·패 결과에 따라 예상이 적중한 경우 베팅금액에서 수수료 10%를 공제한 배당금이 도박참가자의 계좌로 송금됐고, 그렇지 않을 경우 참가자들이 도박개장자가 관리하는 계좌로 베팅금을 송금하는 후불제 방식이었다.

도박업자들은 유흥주점에서 근무하면서 알게 된 동료나 손님, 축구 동호회 활동을 통해 친분을 쌓은 연예인만 선별적으로 도박에 끌어들여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뉴시스

실제 이씨와 탁씨는 축구 동호회에서 함께 활동한 도박개장자의 권유로 도박에 참가했고 안씨와 앤디, 붐, 양씨는 연예병사로 군복무 시절 알게 된 도박업자의 권유로 영외행사시 휴대전화로 도박에 참여했다.

일부 도박참가자와 도박업자는 차명계좌를 통해 베팅금을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붐씨는 타인 명의로 된 예금계좌 2개로 베팅금을 입금했고, 도박장을 개설한 한 업자는 실제로는 수십명과 도박자금을 거래했지만 도박참가자의 관리 대상 계좌 명의자가 700여명에 달했다.

검찰은 지난 4월 초 방송인 김용만씨를 상습도박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이후 도박업자와 도박참가자 등 총 31명을 인지해 순차적으로 사법처리했다.

결과적으로 검찰은 도박장 개설 혐의로 2명을 구속 기소하고 다른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맞대기, 사설스포츠토토 등에 베팅한 도박참가자 21명 중에는 액수에 따라 18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3명을 약식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로 스포츠 관련 불법 도박이 만연돼있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도박 중독으로 인한 개인과 사회적 병폐의 심각성에 주목, 각종 불법 도박 사범에 대해 적극적인 단속활동을 전개해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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