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비아(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AP/뉴시스】14살의 조지 스티니는 백인 소녀 2명을 살해한 혐의로 1944년에 처형된, 미국 역사상 최연소 사형수였다. 그런데 그의 사형을 두고 후원자들이 재판을 다시 하라며 사상 유례가 없는 재심 운동을 벌이고 있다.

스티니 사건은 미국의 사법제도상 가장 오래 된 두 가지 논쟁거리인 사형과 인종에 관한 문제를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지난달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법원에 스티니를 대신해서 접수된 소송 문건에 따르면 스티니는 당시의 인종차별이 극심한 사회에서 11살과 7살의 두 여자 아이를 때려 사망케 한데 대한 보복으로, 진위가 의심스러운 자백을 근거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사형이 언도되었다.

스티니는 여아들이 살해된 지 꼭 84일 되는 날 전기로 처형되었다. 당시 신문기사에 따르면 처형 당시 그의 손목이 하도 가늘어서 전기의자의 손목 결박대가 맞지도 않았을 정도였다고 한다.

스티니의 재심 청구는 대체로 상징적인 것이기는 하나 스티니의 후원자들은 무죄 선고 또는 사면까지를 기대하고 있으며 그렇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형이 이미 집행되었다는 이유로 재심 청구 요청을 기각할 수도 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대 로스쿨의 케네스 게인즈 교수는 어떤 사형수도 처형 이후에 새로운 재판이 허용된 것을 들어본 적 없다면서 "너무 승산없는 것이기는 해도, 이를 시도한 변호사에 대해 감탄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피살된 두 소녀는 흑백 인종이 엄격하게 분리된 알콜루 마을에서 죽기 전 마지막으로 목격된 것이 스티니와 여동생이 소를 먹이고 있던 초원에서였다. 여동생이 법원에 첨부한 진술서에 따르면 아이들은 양귀비 꽃이 어디 피었는지를 물었고 오빠가 모른다고 대답한 것이 전부였다.

여동생은 흑백 구분이 엄격한 마을에서 백인 여자애들이 그곳에 나타난 것부터가 이상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튿날 두 아이가 철도레일 대못 비슷한 것에 머리를 맞은 시신으로 발견되자 경찰은 스티니를 체포했고 만 하룻만에 다른 정보는 모두 무시한 채 강제 자백만으로 사형이 언도되었다.

재심을 요구한 단체는 여동생 에이미 러프너 등 두 명의 동생이 사건 당일 하루종일 오빠와 함께 붙어 있었다고 증언한 내용 등을 근거로 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주 법원은 당시 스티니가 범행을 자백했다는 자술서와 증거로 사용된 모든 법정 자료가 분실된 상태라며 일부 손으로 쓴 알 수 없는 메모지들만이 남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재심 청구단은 당시 체중 43㎏에 불과했던 14세의 스티니가 두 여자애들을 살해한 뒤 도랑으로 끌고 갔을 것 같지가 않다고 주장한다. 또한 최근 몇 년 전 한 백인 남자가 숨을 거두면서 살인죄를 고백했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스티니가 자백한 것은 가족들의 생명이 위협당했거나 사정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티니의 처형은 미국의 과거 100년 간 최연소 사형 기록으로 사형정보센터 통계에 잡혀 있다. 당시 10대의 처형은 드문 사건이 아니어서 플로리다주도 1944년 강간죄로 16세 소년을, 미시시피, 네바다, 오하이오, 텍사스주도 17살 짜리 청소년들을 사형에 처한 기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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