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처음 선택형 수능으로 치러진 가운데 입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지난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수학 B형과 영어 B형이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국어 영역은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영어 A·B형과 수학 A·B형 간 난이도 차이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A형과 B형을 모두 반영하는 대학의 경우 B형 가산점을 고려해도 A형 응시자에게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능 지원자는 영어의 경우 쉬운 A형 응시율이 31.8%, B형은 68.2%였다.
특히 B형의 경우 문제가 어렵게 출제돼 수시모집 최저학력기준에 충족하지 못한 수험생이 상당수 발생할 가능성도 많다.
종로학원 김명찬 평가이사는 "수시에서는 대부분 등급과 백분위 점수를 수능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영어 B형 성적이 저조해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학생이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영어 B형 성적이 당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어 B형 9월 모평보다 어려워
3교시에 실시된 영어영역에 대해 입시 전문가들은 A형은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게, B형은 다소 어렵게 출제했다고 분석했다.
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볼때 영어 B형의 경우 다소 어려웠던 반면 A형은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임 대표는 "B형의 경우 전반적으로 EBS 연계도는 높았으나 기존에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빈칸추론 문제들이 연계가 되지 않는 등 난이도가 높게 출제됐다"며 "반면 A형은 기존 모평에서 변별력을 좌우했던 빈칸추론과 어법 문제가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됐고 EBS 연계 체감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1등급 커트라인은 "A형은 89점, B형은 91점으로 지난 9월 모평보다 A형은 1점 올라가고 B형은 1점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오종운 평가이사 역시 "영어 B형의 경우 지난 9월 모평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며 "반면 A형은 약간 쉽게 출제돼 A형과 B형의 난이도 차이가 컸다"고 분석했다.
오 평가이사는 "이를 통해 볼 때 영어 B형 만점자는 1%에 못미치고(0.5~0.6%) 1등급 구분 원점수도 92점 전후 정도로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A형도 난이도 상으로는 B형보다 대폭 평이하게 출제돼 1등급 구분 원점수는 A형의 경우 93~94점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EBS 교재 연계도 듣기와 독해 문항 전반적으로 고교영어듣기, 수능 특강, 수능 완성 등의 교재에서 지문이나 문항 유형이 대체로 비슷하게 출제돼 체감 연계도가 높았다"며 "상위권은 B형의 경우 빈칸 완성 문제에서 1, 2등급등 달성 여부가 결판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은 "A형은 9월 모평보다 약간 쉽고 B형은 약간 어려웠다"며 "특히 B형은 빈칸 추론 문제의 난이도가 높고 선택지가 길어져 지난해 수능과 9월 모평에 비해 체감난이도는 더 높았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평했다.
◇수학 B형 9월 모의평 보다 어려워…A형은 비슷
2교시에 실시된 수학영역에 대해 입시 전문가들은 A형은 9월 모의평가보와 비슷하게, B형은 어렵게 출제했다고 분석했다.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평가이사는 "A형은 지난해 수능 수리 '나'형과 비슷하고 B형은 지난해 수능 수리 '가'형보다 어려웠다"며 "9월에 실시한 모의평가와 비교해서는 A형은 쉽게, B형은 다소 어렵게 출제했다"고 평가했다.
고난도·특이 문항에 대해서는 "A형의 경우 지수함수의 그래프의 성질을 이용해 자연수를 좌표로 갖는 순서쌍의 개수를 구하는 30번 문항이 어려웠다"며 "B형에서는 미분법에서 출제된 수학 내적 해결 능력을 묻는 문항인 30번 문항의 경우 이계도함수의 의미와 변곡점을 이해하고 접선의 개수를 추론해야 해결 가능한 최고난도 문항"이라고 설명했다.
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수학 A형의 경우 지난해 수능의 수리 '나'형과 9월 모의평가와 난이도가 비슷했다"며 "반면 B형은 지난해 수능의 수리 '가'형과 비슷했지만 9월 모의평가보다는 많이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임 대표는 "A형의 경우 EBS 교재에서 보던 평이한 문제가 많이 출제되는 등 전체적으로 비교적 고른 난이도를 보였다"며 "반면 B형은 고난이도 문제에서 연계가 덜 돼 수험생들의 EBS 체감 연계율이 낮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등급 컷에 대해서는 "A형의 경우 92점 정도로 9월 모의평가와 지난해 수능의 수리 '나'형과 같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B형도 92점 정도로 9월 모의평가 1등급 컷인 97점보다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국어 A,B 모두 9월 모평 수준
1교시 국어영역 난이도에 대해 입시 전문가들은 A,B형 모두 9월 모의고사와 비슷하거나 쉬운 수준이라고 분석했디.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오종운 평가이사는 "올해 국어영역 난이도는 쉽게 출제된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게 출제됐다"며 "A형과 B형 모두 지난 9월 모의고사와 비슷하거나 약간 쉬운 수준으로 출제됐다"고 말했다.
오 평가이사는 "이러한 난이도라고 하면 국어 A, B형 만점자 비율이 1% 정도로 예상되고 1등급 컷트라인 원점수는 국어 A형이 95∼96점, 국어 B형은 96∼97점 정도로 예상된다"며 "문학보다는 비문학이 수험생들에게는 약간 어려웠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평가이사도 "A형과 B형 모두 9월 모의평가보다 쉬웠다"고 분석했다.
이 평가이사는 "지난해 수능과 비교했을 때 A형 수험생들은 다소 어렵게 느꼈고, B형 수험생들은 비슷한 수준으로 느꼈을 것"이라며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신유형 문제는 없었고 그동안 예시됐던 모의평가의 문제 유형을 중심으로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고난이도 문제에 대해 그는 "A형의 경우 독서 30번 기술 제재 문제로 지문을 통해 CD 드라이브 구동 장치의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보기'의 표에 적용해야 정답을 맞힐 수 있는 고난도 문항"이라며 "B형의 경우 문학 33번 남영로의 '옥루몽'을 소재로한 고전소설 문제로 작품의 공간적 배경이 천상계와 속세를 번갈아 가며 제시되고 있기 때문에 지문을 꼼꼼하게 읽지 않으면 사건의 전후 과정을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설명했다.
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A형과 B형 모두 지난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임 대표는 "A형과 B형 모두 EBS 연계율은 70% 이상이지만 EBS 체감 연계율은 매우 낮았다"며 "특히 B형의 경우 주제만 같고 문제를 변형했으며 A형도 지문 양이 많아 자료를 해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등급 컷에 대해서는 "지난 9월 모의평가에서 A형의 1등급 컷이 95점, B형은 97점 이었는데 이보다는 1점 가량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A형이 B형보다 월등히 쉬웠다거나 하지 않아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