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63)의 단편 소설 '익명의 섬'이 한국 소설로는 처음으로 미국 굴지의 시사교양지인 '뉴요커'에 게재된다.
민음사는 2일 "'익명의 섬' 전문이 5일 배포되는 '뉴요커' 12일 자에 번역돼 실린다"며 "2006년 고은 시인의 작품 4편이 '뉴요커'에 실린 적은 있지만 한국 작가의 소설이 소개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뉴요커'는 140만 부의 판매 부수를 자랑하는 권위있는 주간지다. 오에 겐자부로, 오르한 파묵, 무라카미 하루키 등이 이 잡지에 작품이 실리면서 세계적 작가로 거듭난 바 있다. '뉴요커'는 1년에 외국 작가는 한 명 정도만 소개하고 있다.
민음사는 "이문열의 소설이 '뉴요커'에 실린다는 것은 그의 작품성이 세계적 평가를 받게 됐음을 의미한다"며 "이문열의 작품이 영미권에서 더욱 큰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982년 '세계의 문학' 봄호에 발표된 '익명의 섬'은 친인척으로만 이뤄진 시골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동네 아낙들과 덜 떨어진 듯한 남자 깨칠이의 은밀한 관계를 다룬 소설이다.
동네 사람과 혈연으로 엮이지 않은 유일한 남자인 깨칠이는 아낙들 대부분과 성적 관계를 맺는데 일부러 미치광이 행세를 하면서 비밀을 지켜준다. 아낙들은 '익명의 섬'인 깨칠이를 통해 억눌린 성을 분출한다.
이 소설은 한국문학을 영어권에 소개하는 문예지 '진달래(AZALEA)'의 편집위원인 하인즈 인수 펜클 뉴욕주립대 교수가 번역했다. 13세까지 한국에서 살았던 펜클 교수는 이문열의 '황제를 위하여', 성석제의 단편 소설 등을 번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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