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무기금지기구노르웨이 노벨상위원회는 11일 2013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시리아의 화학무기 폐기 작업을 이끌고 있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투르뵤른 야글란트 노벨상위원회 위원장은 "OPCW의 활동은 화학무기의 사용은 국제사회에서 용인될 수 없는 '금기 사항'이라는 점을 세계 각국에 분명하게 각인시켰다"며 "OPCW가 평화상을 수상함으로써 미국과 러시아 같이 아직도 대량의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들이 현재 시리아가 하고 있는 것처럼 그들 역시 자신들의 화학무기를 폐기해야만 한다는 점을 깨닫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야글란트 위원장은 이어 "우리는 지금 화학무기라는 대량살상무기를 완전히 없앨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으며 이에 성공한다면 역사에서 위대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OPCW는 지난달 미국과 러시아의 합의에 따라 유엔의 지원 아래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및 화학무기 생산 시설들의 폐기 작업을 펼치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지난 8월 정부군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린 가스 공격으로 1400명 이상이 사망했다.
하지만 3년째 이어지면서 10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시리아 내전으로 시리아에 파견된 OPCW 전문가 팀은 지난 8월26일 총격을 당하는 등 위험 속에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유엔과 OPCW는 2014년 중반까지 시리아의 모든 화학무기 프로그램들을 폐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이날 OPCW가 평화상 수상자로 발표됨으로써 노벨상위원회는 지난 2009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지난해 유럽연합(EU)의 평화상 수상으로 촉발된 평화상 취지 퇴색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노벨상을 설립한 알프레드 노벨은 ▲ 국가 간 박애관계를 넓히거나 ▲ 기존의 무기들을 폐기 또는 감축시키거나 ▲ 평화 과정을 확립 또는 확산시킨 공로가 있는 자에게 평화상을 주도록 했었다.
125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 노벨 평화상 시상식은 12월10일 오슬로에서 열린다.
이날 평화상 수상자 발표로 올해 노벨상은 경제학상만 남기고 모든 수상자가 결정됐다. 경제학상은 14일 오후 8시(한국시간)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