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도 워싱턴DC의 해군 복합단지(네이비 야드) 내 한 사령부 건물에서 16일(현지시간) 오전 총격사건이 발생해 13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용의자 1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으나 경찰이 무장한 2명을 추적 중이라고 밝히면서 워싱턴DC 전역과 연방 의회, 펜타곤(국방부 청사) 등의 경비가 대폭 강화되는 등 큰 혼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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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사건이 발생한 곳이 의회 의사당에서 1.1㎞, 백악관에서 5.6㎞ 떨어진 도심 인근인데다 9·11테러 12주년이 막 지난 시점이어서 수도권 주민들은 또다시 '테러 공포'에 떨어야 했다.

미국 국방부와 해군 등에 따르면 워싱턴DC 내 해군체계사령부(NAVSE)에서 흑인으로 추정되는 괴한이 이날 오전 8시 20분께 여러 발의 총격을 가해 1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

사건 초기 현지 언론들은 수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망자 수는 급격하게 늘었다.

빈센트 그레이 워싱턴DC 시장과 캐시 레이니어 워싱턴DC 메트로폴리탄 경찰국장은 이날 오후 언론브리핑에서 최소 12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부상자도 중상자 3명을 포함해 최소 4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리핑 도중 병원에서 한 명이 숨져 현재 사망자는 모두 13명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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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들은 한 괴한이 복합단지 내 197번 건물에 있는 식당 위층에서 아래쪽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으며 또다른 괴한은 다른 층의 복도에서 총을 쐈다고 증언했으나 이들이 동일인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곳에서 일하는 토니 브런디지 씨는 3층 복도에서 온통 푸른색 옷을 입은 한 무장괴한과 마주쳤다면서 "그는 갑자기 돌아서더니 총을 마구 쏴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동료인 릭 메이슨 씨는 괴한이 4층에서 자신이 일하는 사무실 밖 복도를 향해 총을 쐈다고 전한 뒤 자신의 사무실에 오기 위해서는 다중 보안장치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내부인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군복 차림으로 무기를 갖고 있는 2명의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면서 인근 주민들에게 집이나 안전한 곳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CNN방송은 도주한 것으로 알려진 2명의 용의자 가운데 1명은 신원이 확인돼 혐의를 벗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숨진 용의자가 '아론 알렉시스'라는 이름의 텍사스주(州) 출신 34세 남성으로, 해외 복무 경험이 있는 전직 군인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일부 언론은 정확한 범인 숫자와 범행 동기 등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일자리에 불만을 가진 내부인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으며, 테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당국자들은 숨진 용의자가 최근 자리를 옮긴 해군 고용 직원이라고 밝혔다.

사건이 군 시설에서 발생한데다 총격 직후 건물 내부에 있던 직원들이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구체적인 사건 경위가 파악되지 않는 바람에 현지 언론들도 '오보'를 연발했다.

실제로 CBS방송과 NBC방송은 용의자를 '롤리 챈스'라는 이름의 해군 하사관이라고 보도했다가 이를 급히 철회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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