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사제들의 독신의 의무는 교리가 아닌 전통의 문제라고 바티칸 고위 성직자가 밝혔다.
바티칸에서 교황 다음으로 서열이 높은 직위인 국무원장에 내달 취임하는 피에트로 파롤린 대주교는 최근 베네수엘라 일간과의 인터뷰에서, "독신 의무는 교리가 아니고 전통"이라며, "따라서 이는 논의를 거쳐 개정될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대주교는 그러나 "사제의 독신 의무를 고수해 온 오랜 전통은 여전히 강력하게 남아 있다"며 "어떤 변화에 대해 생각할 때는 교회의 분열이 아닌 일치를 추구해야 하며, 하느님의 뜻에 따르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밝혀 이 같은 전통이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점 역시 시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주교의 언급은 바티칸이 향후 가톨릭 사제들의 독신 의무 문제를 재검토하는 것이 아니냐에 대한 추측을 낳고 있다.
영국 가톨릭 주간지인 더 태블릿(Tablet)의 온라인 편집장 아비게일 프라이먼은 "이 사안에 대해 논의하는 것에 많은 반대가 존재해 왔다. 그러나 대주교의 언급은 논의의 문을 열어 놓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가톨릭 언론인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National Catholic Reporter)측은 "대주교의 언급은 가톨릭 내 중도파의 기본적 입장을 나타낼 뿐이다. 그의 말대로 가톨릭 사제의 독신 의무는 교리가 아닌 전통이며 따라서 개정될 수도 있다. 그러나 가톨릭은 독신 의무에 여전히 높은 가치를 부여하며, 교회는 민주제가 아닌 합의제의 공동체다"고 반박했다.
이 언론은 또한 "대주교의 인터뷰가 확인시켜주는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혁명가가 아닌 실용주의적이고 중도적인 지도자라는 점"이라고 취임 이래 혁신적인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지만, 그는 오랜 전통을 존중하고 있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