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시리아 사태는 성경에 나타난 종말에 관한 예언의 성취라는 견해가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많은 기독교 신학자들은 이 같은 시각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남복음주의신학교(Southern Evangelical Seminary) 교수인 플로이드 엘모어 박사는 "주님께서는 그 때와 시기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하셨다. 따라서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해 확실하게 답할 수 없다"고 일축했고 미 교계전문지 크리스천포스트(CP)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리아 사태가 심화되며 국제적인 긴장을 낳고 있는 데 관해서 일부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성경에 나온 종말에 관한 예언의 성취임을 주장했다.
올리브트리미니스트리즈(Olive Tree Ministries) 잰 마켈 대표는 최근 한 언론에서 이사야서 17장의 '다메섹이 성읍을 이루지 못하고 무너진 무더기가 될 것이라' 등 다메섹이 언급된 구절들을 오늘날의 다마스커스(시리아의 수도)와 연관지은 해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엘모어 박사는 "사람들은 '다메섹'이라는 단어가 쓰인 구절들에서 현재의 상황과 일치하는 면을 찾으려고 한다. 물론 오늘날 사태가 다가오는 종말의 징후 가운데 하나일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이 정말 최종의 시나리오인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켄터키 주 애즈버리신학교( Asbury Theological Seminary)의 로버트 멀홀랜드 박사 역시 엘모어 박사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이사야서 17장은 고대 근동의 역사적 정황과 연관이 있다. 이사야 선지자는 기원전 8세기 앗시리아에 의한 다메섹의 멸망을 예언했다"며 "이러한 이해 안에서 본다면 오늘날 시리아 사태의 책임은 고대 앗시리아(성경에서는 앗수르)의 후손인 이란에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이란은 현재 시리아의 우방이다"고 설명했다.
워싱턴DC의 개혁주의신학교(Reformed Theological Seminary) 존 스캇 레드 박사 또한 이사야서 17장을 현재 시리아 사태에 적용시키는 것은 근본적인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해석은 성경 구절을 그 역사적 배경에서 떼어놓고 그 자체만을 본 것"이라며, "이사야 선지자는 해당 구절에서 앗시리아의 위협에 직면해 회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사야서 7장과 38장까지는 모두 앗시리아의 증대되는 영향력 속에서 주님께서 적들과 불경건한 유대왕국을 심판하시고자 앗시리아를 사용하신다는 이해의 배경 위에 쓰여졌다"고 설명했다.
레드 박사는 이처럼 이사야서의 해당 구절들이 여전히 오늘날에도 의미있는 가르침을 주지만, 현재 시리아 사태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히려 이 구절들에서 깨달을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는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 가운데 역사하신다는 점과 이사야 선지자가 가르쳤듯 우리 또한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이 메시지는 서구와 전 세계 교회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